
미식으로 유명한 프랑스, 왜 프랑스 최고급식육점에서 영국산 소고기를 판매하고 있나?
24시간 영업하는 ‘비프 클럽(Le Beef Club)’은 프랑스에서 잘나가는 스테이크 하우스다. 이곳은 세계 최고급 품질을 자랑하며 전량 영국산 꽃등심을 사용하고 있다. 프랑스는 유럽 내에서도 ‘광우병’에 대해 가장 강한 거부반응을 나타내는 국가다.
프랑스에서의 영국산 소고기는 금단의 열매와 같다. 유럽연합이 영국산 소고기에 대한 수입금지를 해제한 이후에도 6년간이나 불법적이고 부당하게 영국산 소고기 수입금지를 유지했던 국가가 프랑스다.
프랑스의 많은 레스토랑은 그들이 사용하고 있는 소고기가 프랑스산, 아르헨티나산, 독일산이라며 원산지 표기를 통해 손님에게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부르도넥 씨는 잘못된 애국심이라고 말한다.
현재 부르도넥 씨는 요리계에서 떠오르는 별로 인정받고 있는 사람이다. 뉴욕타임즈는 지상 최고의 햄버그를 만드는 사람으로 소개했으며, 인명사전에도 등재되었다.
그는 프랑스에서 (소고기)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자신의 책, L’Effet Boeuf(소고기의 힘)’에서 프랑스인은 자신들의 방식을 멈추고 영국을 본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우병은 프랑스를 포함한 여러 국가의 가축에 전염되었다. 그러나 광우병은 젖소에만 전염되었지, 육우에는 전염된 것이 없다고 부르도넥 씨는 지적했다.
부르도넥 씨의 주장이다.
[box style=”comment shadow”] “광우병 파동 동안의 “바이 프랑스(Buy France)”는 가식적인 대응이었다.영국은 1700년대부터 소고기 품질을 위해 품종관리를 해왔으며 아직도 최고의 소고기를 생산하고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소고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혀에 느껴지는 최고의 맛이 아닌가. 프랑스는 생산성에 중심을 두었다. 돈만을 위해 생산성 좋은 품종에만 집착한다.
영국의 앵거스, 롱혼, 쇼트혼, 갤러웨이와 같은 품종을 예로 들자면 프랑스의 리무진, 샤롤레, 아키텐 블롱드보다 훨씬 더 작다. 1.5톤에 이르는 거대한 소에게 상을 주는 나라가 프랑스다.
영국에서는 작고 순하며 지방형성이 좋은 빠른 발육의 소 품종을 택한다. 작고 순하다는 것은 더 행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소가 빨리 성장하게 되면 고기에 신경섬유가 적어 더 부드럽다.
사람들은 마른 소가 낫다고 하지만 기름이 좀 더 많은 소고기는 더 오래 보관하고 숙성시킬 수 있다.
현실적으로 프랑스에서는 고기를 위해 길러지는 소는 거의 없다.
소고기로 판매되는 고기의 절반은 젖을 짜는 용도로 키워진 젖소에서 나온다. 나머지는 송아지다. 프랑스에서 ‘boeuf’라는 단어는 수컷 소를 의미하지만, 수컷 소의 소고기는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전부 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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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터뷰가 나간 이후 매년 2월에 있는 파리 농업 박람회에서 부르도넥 씨는 목축업자들에게 공분의 대상으로 몰렸다.
익명을 요구한 프랑스 국립소협회의 한 대변인의 말이다.
[box style=”comment shadow”] “프랑스는 4백만 마리의 소가 있다. 이는 유럽연합 전체 두수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이들 중 4백만 마리는 매년 송아지 고기로 도축된다. 이는 성장했을 때 고기 맛이 나쁘기 때문이 아니라 송아지 고기가 맛있다는 이유로 도축된다.어떤 종의 소고기가 맛이 최고라는 선택은 입맛에 달렸다. 비록 젖소라 할지라도 적절한 먹이와 관리가 잘 된다면 좋은 소고기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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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라는 측면에서 보자. 부르도넥 씨는 영국산 소고기 품질이 뛰어난 것은 일 년 내내 초지의 풀을 먹고 자라기 때문이며, 반면 프랑스 육우는 대부분 건조한 남서지방에서 사육되기 때문에 곡물과 옥수수 사료를 많이 먹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곡물을 먹은 소고기가 풀을 먹은 소고기보다 나쁘다는 것은 검증된 바 없다”고 프랑스소협회는 일축한다.
(BBC 기자의 결론)
프랑스산 소고기보다 영국산 소고기 품질이 낫다는 것이 우습지 않은가.
영국음식이 끔찍하다는 것은 오래된 프랑스인들의 농담이지만, 그런 이미지에 대한 근거도 없다.
어릴 때 양고기와 푸딩 이야기를 영국 펜팔 친구에게 보내보지 않은 프랑스인이 어디 있는가?
프랑스에서 ‘rosbif(roast beef)’로 불리는 영국산 소고기는 현재 프랑스 스타셰프의 가게의 대박 상품이라는 것이 모든 것을 설명해준다.
프랑스의 영국산 소고기 수입금지와 해제
[box style=”light-blue note shadow”] 1996 : 광우병으로 영국산 소고기에 대해 유럽연합은 수출금지 조치1999 : 수출금지에 대한 유럽연합의 완화조치에 대해 프랑스는 거부. 안전을 언급. 프랑스 국회의원 리오넬 조스팽은 영국산 소고기에 대한 강제조치를 취하기 위해 유럽연합 법정으로 이관 압박.
2001 : 유럽연합 법정은 프랑스를 불법적 수입금지 국가로 규정.
2002 : 프랑스의 수입금지 조치 해제. 하루 10만 파운드(18억)의 벌금 조치 후.
2006 : 프랑스는 영국산 소고기 1천4백만 파운드 수입.
2011 : 프랑스의 영국산 소고기 6천만 파운드 수입. (2006년 대비 375% 증가, 유럽연합 355%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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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국수주의적 시각이 강한 기사입니다. 영국음식이 맛없다는 평이 많이 거슬렸나 봅니다.
영국산 소고기, 맛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우리나라 옛날 한우와 유사한 질긴 육질이지만, 고기 자체의 맛이 잘 우러난다는 느낌입니다. 광우병이 있기 전부터 많은 프랑스인은 영국산 소고기를 즐겨왔습니다.
그러나 프랑스에는 다양한 선택이 있습니다. 사료에서부터 자연 풀만을 뜯는 소까지 다양하므로 선택이 가능합니다. 누구든 주머니 사정에 따라 싸게 혹은 비싼 소고기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정말 맛있는 소고기도 있습니다. 수출되는 영국산과 비교되지 않은 정도로 맛있는 소고기도 있습니다.
재미있는 언급도 있네요. 영국인과 펜팔 해보지 않은 프랑스인이 없다시피 하다는 언급.
사실인 것 같습니다.
많은 프랑스인이 영국식 필체를 흉내 내고 뽐내기도 합니다.
‘선풍기를 틀어놓고 자면 죽는다’는 우리나라의 ‘미신’이 어릴 때부터 ‘교육’돼어져 온 것처럼 프랑스인은 영어 사용을 싫어한다는 것도 교육된 미신입니다. 많은 프랑스인은 영어를 못해도 불편하지 않았기 때문에 영어에 큰 관심이 없었으며, 영어 능력이 안되기 때문에 프랑스어를 강조합니다. 당연히 소수 under-educated의 이야기입니다. 특히 많이 경험하는 택시기사, 매표원은 심하죠. 반면 영어를 할 줄 아는 프랑스인이라면 영어를 쓰려고 안달하기도 합니다.
독일 위쪽은 영어를 잘합니다. 반면 유럽 남쪽 낙천적인 이탈리아, 스페인은 영어를 못하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우리나라는 곡물, 사료를 먹은 마블링이 가득한 부드러운 소고기를 선호합니다.
느끼하기만 하고 ‘맛’이라곤 없습니다.
저에겐 한두 입까지가 한계입니다.
마블링이 좋은 고기가 맛있다는 것 또한 광고되고 교육된 미신으로 밝혀질 날이 언젠간 오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