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편에서 상해지역 일상적으로 구할 수 있는 식재료 수준에 대해서 제 경험을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부산의 대저토마토나 제주도의 천혜향 등 각지의 특산물을 한군데에서 구할 수 있으나, 중국은 워낙 땅덩어리도 크고 유통망도 전국적으로 갖춰지지 않았는지 중국 어느지역의 유명한 농산물을 아무리 상해라고 해도 한 대도시에서 다 사기 힘듭니다. 상해에서 유통되는 농산물은 대부분 상해 근교나 가까운 안휘성, 산동성 등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입니다. 유통기한이 긴 쌀 등과 같은 농산물은 전국 각지에서 오나 채소류는 가깝거나 경제적인 운송망이 형성된 지역에서 주로 들어옵니다. 그래서 상해 교외 지역이나 다른 지방을 다니다 보면 해당 지역의 농산물이 그 지역의 재래시장에서 주로 판매되고 있는 것을 많이 보게 됩니다. 그렇기에 저처럼 대도시 슈퍼마켓이 아닌 적극적으로 산지를 직접 돌아다닌다면 우수한 식재료들을 구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럼 지금까지 제가 경험하면 느꼈던 상해의 미식현황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상해의 미식현황의 전망과 현황을 이해하기 위해서 간단히 몇가지 숫자를 보겠습니다. 상해시 면적은 흔히 서울 10배 정도로 6340㎢이며 경기도의 2/3정도 크기입니다. 그러나 상해시 구역 전체가 다 평야라서 실제 가용면적으로 훨씬 넓다고 보면 됩니다. 그 중에 현재 도시시설이 밀집된 중심 지역은 660㎢정도로 서울보다 조금 큽니다. 인구는 2009년말 기준 1900만명 정도인데 그 중 1300만명이 도심지역에 모여 삽니다. 경제규모는 2009년 GDP가 1조5064억 위안으로 홍콩을 추월했다고 합니다. 1인당 소득은 USD 11,563입니다. 그러나 인구 1900만 중 도심인구는 1300만이고 그 중에서도 대부분은 서민층이라 볼 수 있고 실제 경제력 있는 인구는 정확한 숫자는 없지만 1/4에서 1/5정도로 보입니다. 이런 소득 격차를 볼 때 실제 도심에서 구매력 있는 계층들의 소득은 20,000불은 넘는다고 봐야합니다. 상해에 공식적인 통계에 의한 외국인 현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일본 : 31,490
2. 미국 : 21,284
3. 대한민국 : 20,700
4. 프랑스 : 7,437
5. 독일 : 7,253
6. 싱가폴 : 7,209
7. 캐나다 : 6,121
8. 이탈리아 : 5,257
9. 영국 : 5,137
전체 15만명 정도로 집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우리나라 한인회에서 상해에서 8만~10만명 정도가 있다고 하고 범 상해지역에 20만~30만명이 있다고 추산하고 있습니다. 일본 사람들도 자기네들이 10여만명 이상 있다고 합니다. 그런걸 보았을 때 실제 위 통계에 3배에서 4배정도 있다고 보면 됩니다. 서양인의 경우 전부 각국 다 합쳐서 볼 때 20만영 이상 거주한다고 추정되고 있습니다. 또한, 홍콩,대만인들은 외국인으로 포함시키지 않기 때문에 위 통계에서 빠졌습니다. 이런 거주인구의 다양성과 구매력 있는 계층을 바탕으로 상하이의 미식업계는 아주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관심있게 바라보면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상해에서 외식을 하게 되면 일반적으로 얼마를 소비할까요? 물론 상해에도 싼 음식도 많습니다. 도심이나 중심상가 바깥으로 나가거나 길거리 음식들을 보면 한 끼에 10위안 내외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해의 임대료,인건비 등을 생각하면 솔직히 10위안(1위안=170원정도) 내외의 음식들은 맛을 떠나서 웬지 미덥지 않습니다. 농촌지역이면 모르겠는데 상해에서 싼 음식이라면 음식재료의 질을 떠나서 최근 중국의 유해음식현황을 볼 때 그러한 것들이 포함되지 않았을까 의심이 가서 손이 잘 안가더라구요. 보통 상해의 중산층들을 옆에 볼 때 특별히 약속이나 같이 식사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점심 한 끼에 20~30위안 정도로 해결합니다. 시내 중심가에서 좀 믿을만한 식당에서 다 같이 원형테이블에 모여 여러 가지를 시켜서 점심을 먹을 경우 1인당 평균 50~60위안 정도 나옵니다. 저녁에는 시키는 메뉴가 틀리기 때문에 2배 이상 정도 더 나온다고 보면 되고요. 저희 같은 어느정도 소비력이 있는 외국인이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예산이 점심의 경우 50~100위안 정도. 저녁에는 그냥 혼자서 단품을 먹지 않고 여러 명이 같이 식사할 경우 1인당 100~150위안 정도로 생각하죠. 1인당 200위안 이상 넘어가면 아 좀 비싸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실제로 좀 잘나간다는 곳에서 식사할 경우 가격이 어떻게 될까요? 흔히 파인다이닝(Fine Dining) 영역중에서도 최고급 레스토랑 영역의 경우(중식,일식,양식 불문) 저녁의 경우 1인당 400~1000위안 정도 나옵니다. 이건 식사 값만이고 주류는 별도입니다. 제가 다녀본 결과 1000위안 정도가 저녁코스로는 한계인거 같더라구요. 점심에는 좀 더 저렴한 런치세트들이 있는데 1인당 150~400위안 정도 수준이고요. 이러한 곳들은 정말로 세계 어느곳에 가도 맛있다는 소리 들을 수 있는 수준의 레스토랑들로서 미셰랑 스리스타인 Martin Berasategui의 상해 레스토랑도 포함입니다. 그 아래 영역이 저녁이 1인당 200~500위안인데 여기도 상당한 수준급의 고급 음식점들로서 많은 실력있는 셰프들이 이 정도 레벨에서 활약을 하고 있고 여기까지가 파인다이닝 영역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위 최고급은 솔직히 부담스럽고 이 정도 수준의 레스토랑들이 찾아다니면 맛있고 흥미로운 곳이 많습니다. 그 다음이 100~300위안 정도인데 저녁에 이 정도까지는 되어야 손님한테 맛있게 잘 먹었다는 소리 들을 수 있습니다. 위 최고급 빼고는점심에 세트메뉴가 보통 50~100위안 정도에 나옵니다. 이런 거 챙겨먹는 것도 솔솔한 재미이죠.^^
다음 글에서는 중식,일식,양식,한식 등으로 분류해서 제가 느낀 수준으로 이야기 하겠습니다.
0
상해에 마틴 베라사텍이 있다니 …
랭킹으로는 스페인에서 엘부이(El Bulli) 다음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장 가보고 싶은 레스토랑입니다. 분자요리보다는 좀 더 전통에 가까운 요리를 하는 곳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가보고 싶은 식당입니다. 그런데 상해에 있다는 것과 가격이 10만원 정도라니, 물론 점심이고 스페인보다는 많이 못미치겠지만 정말 저렴하네요.
서울의 피에르 가녜르보다는 한참 나을 겁니다.
알려주신 내용 중 새롭고 놀라운 것들이 많습니다. 상해 소득이 만불이 넘었다는 것은 아주 충격적입니다. 영화에서 보던 가난한 중국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해석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쩌다 아직 중국 한 번 못가봤는지 … 기회가 되면 꼭 방문하고 싶네요.
잘 지내시고, 좋은 글 감사합니다.
상해는 정말 빈부의 격차가 큰 도시라는 생각이 저도 들었습니다.
공항에서 내려 도심 외부를 지날때는 중국스럽더니(?) 도시 중심부는 중국이 아닌 다른 나라같다는 생각이 들었더랬죠.
레스토랑들도 그렇고 쇼핑공간도 그렇고 외국인이 많이 살아서 그런지 각국의 다양한 음식들을 먹을수 있었던거 같습니다. 과일도 아주 맛있었던거 같고, 유럽의 식재료들도 오히려 우리나라보다 다양하게 팔았던거 같습니다.
꽤 오래전에 갔던 상해가 지금은 어떤지 다시 한번 가보구 싶네요.
동호회에서 단체로 상해 미식여행이라도 가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