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지역갈등이 심하다지만, 이 세상 많은 곳들에서도 적잖은 지역갈등을 겪고 있다.
한 해는 이탈리아 밀라노를 방문했다가 택시 퍽치기, 전형적인 고의성 타이어 펑크를 통한 물건 들고가기 까지 겪으면서 호되게 혼난적이 있다. 그 때 직접 운전을 해서 나폴리를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타이어가 밀라노 건달들에 의해 고의적으로 찢겨지면서 나폴리를 가지 못했다. 타이어를 갈기위해 이틀을 꼬박 허비하면서 지쳐, 나폴리를 가지 못한 것이 지금 생각하면 운이 좋았었던 것 같다.
예전에 만났던 프랑스 로레알의 한 교수 이야기가 떠오른다.
그 분은 이탈리아 남부 출신이었다.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고향에 들렀다. 자신의 자동차로 방문했으며 프랑스 번호판을 달고 있었다. 가족을 만나고 다음날 아침에 밖을 나가보니 자동차 바퀴 네개가 모두 사라져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그 외에도 일어난 다양한 이야기들을 현지에서 많이 들었다. 그렇지만 워낙 겁을 안내고 이리저리 다니는 터라 남의 이야기 처럼 여겼었다. 밀라노에서 그런 일을 겪고 현지에 사는 분들에게 즉시 연락해 그 분들 도움으로 큰 피해는 없었지만 이탈리아에서의 이동에는 예전보다 더 주의를 하는 습관이 생겼다.
이러한 문제들은 비단 외국인들의 차량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이탈리아 북부의 자동차가 남부로 가면 표적의 대상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라 한다. 이탈리아 차량의 번호판에는 명확하게 그 자동차의 출신이 적혀있다. 예를 들면, 로마는 ‘RO’, 밀라노는 ‘MI’, 토리노는 ‘TO’ 처럼 적혀 있기 때문에 쉽게 지역을 알 수 있다.
북남간의 갈등으로 이탈리아 정부는 새로운 번호판을 부여했다. 지역을 쉽게 알 수 있는 번호판을 그 지역자리에 ‘O’라는 글자로 대체함으로써 쉽게 지역을 알 지 못하게 만들었다.
얼마 전, 우리나라 자동차의 번호판도 지역을 없애고 가나다로 바꾸었다. 사실 운전을 하면서 다른 지역의 번호판이 달려있는 것도 도움이 될 때도 많지 않은가. 혼잡한 지역에서 느리게 운전하거나, 깜박이를 켜고 끼어들 때 타지역의 번호판이 달렸다면 웃으며 양보를 할 수 도 있을텐데, 지금은 이로 인해 모든 운전자는 같은 자격으로 운전해야 하며 이해와 양보라는 것도 사라져 버렸다. 물론 타인에 대한 배려 자체를 지금은 거의 볼 수도 없지만 …
ㅎㅎ 정말 재미있네요.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고 하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