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산양유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그러나 산양유가 염소 젖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염소 젖을 우리나라에서는 산양유라 부릅니다. 아마도 우리나라 많은 사람이 염소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에 산양유라고 부르는 듯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산양유를 생산하는 산양은 산양도 양도 아닌 염소입니다. 산양, 양, 염소 모두 솟과(family:bovidae)의 동물이지만, 속(subfamily)과 종(Species)은 다릅니다. 종은 ‘산양(N. goral)’, ‘양(Ovis)’, ‘염소(capra)’로 구분됩니다.
염소는 약 150일의 임신기간을 가지는 것에 비해 산양은 170~218일 정도의 임신기간을 가집니다. 산양은 히말라야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 지역에 분포하며 멸종위기에 처한 보호종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천연기념물 217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산양’, ‘유산양’, ‘산양유’라는 작위적인 이름이 붙은 이유는 쉽게 이해됩니다. 염소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도 피하고 천연기념물이라는 ‘귀한 존재’의 이미지까지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인 듯합니다.
우리나라 많은 사람에겐 염소가 부정적이지만, 사실 유럽에서 ‘귀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염소 치즈가 귀하고 고급스러운 치즈라는 이미지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겠네요.
염소 젖이 비싸고 양이 충분치 않은 이유로, 대량 생산의 염소 젖 제품 대부분에는 염소 젖이 50% 정도 들어있습니다. 유럽에선 염소 젖 50% 이상을 사용하 염소 젖 제품이라는 라벨의 부착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한편 우리나라에는 염소 젖 20% 이하 제품에도 ‘산양유’라는 라벨을 부착하기도 하네요.
국내 염소의 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흰색의 자넨(Saanen goat)입니다. 자넨의 원산지는 알프스이지만, 주로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수입되고 있으며 품종이 많이 개량되고 변한 듯 합니다. 그 외 알파인이나 토겐부르크 등이 조금씩 있지만, 순수한 종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염소 치즈가 그리워지는 시기입니다.
8
염소를 일본과 중국에선 山羊으로 부르더군요. 아무래도 일본이나 중국에서 부르는 이름을 그대로 들여온 게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말로 “염소젖”이라 부르면 한자어보다 (판매하기에) 좀 없어보이는 것도 이유일 것 같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