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인 컨텐츠로 건너뛰기

 NCHEESE

치즈의 모든 것 - 앤치즈

  • 치즈요리
  • 치즈·와인
  • 치즈여행
  • 발효음식
  • 블로그

음식 이야기

코리아 푸드 엑스포 2011 둘째 날

둘째 날

엑스포의 둘째 날까지가 업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 미팅의 날이었습니다.

아마도 잘 알려지지 않은 엑스포였기 때문인지 사람도 크게 많진 않았고 비즈니스 미팅도 많지는 않았습니다. 참가한 스페인 식음료협회, 그리고 와인너리에서 온 분 모두 상당히 실망스런 표정이었습니다. 더욱 아쉬웠던 것은 일부 참가인들의 거칠고 무례한 행동 때문에 대처가 난감한 상황들이었습니다. 이쑤시개 하나 들고서 입을 크게 벌려 쩝쩝 소리 내 음식을 먹으며 이리저리 거침없이 다니는 분들이 꽤 있었습니다. 어떤 음식이든 묻지 않고 쿡쿡 찍어 먹거나, 이미 여러 번 사용했던 이쑤시개로 음식을 이리저리 파헤치고, 경우에 따라서는 아주 무례한 목소리와 표정으로 질문을 하는 등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대략난감한’ 행동도 꽤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이 행사의 Buyer라고는 볼 수 없었습니다. 궁금증이 점차 더해져 마침내 이쑤시개로 이리저리 헤쳐다니는 한 분에게 질문을 드렸습니다.

“혹 어느 업체에서 오셨습니까?”라는 질문은 던졌습니다. 그 분은 주저 없이 답을 했습니다.

“어 나, 농림부에 있는 친구가 이거 줘서 왔어.”

채 60이 되지 않아 보였지만, 편하고 친근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사실 반말은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워낙 그런 사람들을 자주 경험하고 살지 않나요? 오히려 솔직한 대답에 놀랐고 주저함 없음에 더 놀랐습니다.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주관한 행사, 특히 비즈니스 미팅 기간, 그리고 복잡하지 않은 날에 실컷 먹도록 친구를 배려한 농림부 직원의 행위에 대해 더 화가 났습니다.

약간은 까칠하게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혹 친구분이 어느 부서에 계시나요?” 정중하게 여쭈었습니다.
무응답. (약간의 시간이 흐르고) 이어서 긴장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친구분 존함이 어떻게 되시나요?” 무응답, 순진해 보일 정도의 토끼 눈, 그리고 사라짐.

무례함이 가득한 분이긴 했지만, 순진하신 것 같기도 해서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네요. 괜한 질문을 했나요?

이렇게 시간은 흐르고 하루의 일과가 끝났습니다. 스페인에서 온 분들은 상당히 놀라고 당황하기도 했지만, 친절은 계속되었습니다. 많은 스페인 사람들이 유쾌하고 즐겁지만, 이번에 방문한 분들은 특히 더 유쾌하고 즐거운 성격이라 함께 있는 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는 오후에 나갔기 때문에 좀 미안했던 하루였습니다.

둘째 날 저녁

외국인들이 한식을 찾을 때면 참 곤란합니다. 밖에서 식사를 거의 하지 않기도 하지만, 맛있었던 한식당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스페인에서 온 분들은 한국이 첫 방문이라 뭔가 한국적인 것을 보고 먹고 싶다고 부탁을 했습니다.

이번 행사에 저희 앤치즈 총무님께서 적극적으로 돕고 계십니다. 총무님께서 사방팔방으로 알아본 결과, 덕수궁이 늦게까지 개방하는 것을 확인한 후, 시청으로 향했습니다. 늦은 시간 걷기는 좋았지만, 유물, 혹은 볼거리의 관점에서 야간 관람은 큰 매력이 없더군요. 조금을 걷고서 이미 늦은 시간이라 식당으로 갔습니다. 물어 물어서 결정한 식당은 큰기와집이었습니다.

저녁에 갈 한식당을 찾기 위해 낮부터 여러 사람에게 물어보았지만, 결론은 갈 곳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산당의 임지호 씨도 개인적으로도 그럭저럭 아는 사이이긴 하지만, 지난 몇 번의 실망 후 가기가 싫었습니다. 한번은 심하게 비가 오는 날 프랑스 친구와 양평까지 가서 식사했지만, 창피스런 저녁이었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멋진 프레젠테이션일 수 있지만, 이미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한 사람에게는 참 어설프고 흉내 낸 듯한 것이 우습기조차 합니다. 그날은 특히 임지호 씨가 저희를 위해 직접 열심히 만들었지만, 맛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너무 맛이 없었습니다. 함께 간 프랑스 친구에게 임지호 씨가 직접 그린 그림까지 선물했으니 더욱 우스꽝스러운 저녁이 되어버렸습니다. 재능이 있는 분이긴 하지만, 창의성은 더 이상 발전이 없는 듯하고, 청담동으로 옮긴 이후는 가격까지 부담스러워 의도하고 찾아가기가 더 어려워졌습니다.

어렵게 찾은 큰기와집. 남도의 음식을 잘할 뿐 아니라 식기도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결정했습니다. 덕수궁에서도 멀지 않았으며 별다른 선택이 없었습니다. 큰기와집의 대표 음식이라는 간장게장 외에도 갈비찜, 보쌈을 주문했습니다. 음식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하고 싶지 않네요. 그냥 맛, 맛 자체가 없었습니다. 일부는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첨가물이 들었지만, 대체적으로는 첨가물이 거의 없었습니다. 재료의 맛을 전혀 살리지 못했을 뿐 아니라, 정성이 들지 않은 음식이었습니다. 한 분은 애는 썼지만, 거의 먹지를 않았고 다른 둘은 모든 음식을 맛은 보려고 노력했지만, 그 노력에 오히려 제가 더 미안해졌습니다. 대표 음식이자 맛있다는 간장게장은 비린 맛이 너무 강했습니다. 결국, 저도 거의 먹은 것 없이 배고픈 상태로 나왔습니다.

정독 도서관 앞 연두라는 커피집에서 수다를 떨다 보니 이미 11시 가까이나 되었습니다. 일행 중 나이가 한 분이 인사동을 방문하고 싶다고 했기 때문에 인사동을 걸어서 빠져나왔으니 헤어질 때쯤은 거의 아사할 것 같았습니다.

힘들고 피곤한 일도 많았지만, 함께 한 사람들 덕분에 재미있고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그래도 낮에는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있었으니 먹지 않아도 좋았네요.

– 간단하게 보고한다는 것이 왜 이렇게 길어졌죠?

0

음식 이야기

MENU: 음식 이야기

Reader 상호작용

댓글

  1. Sinclair 댓글

    12:37 오후의 2011.11.13

    산당은 집(퇴촌)이랑 비교적 가까와서 부모님과 두어번 같이 가보았습니다. 몇 년전이지만 그 때의 느낌은 나름대로 시도는 좋지만 한식 특유의 먹고난 후의 느끼는 포만감과 따뜻함이 부족해서 계속 일부러 찾아가고 싶지는 않다는 정도였죠. 그래도 획일적인 다른 곳보다는 좋지만 뭔가 부족한 느낌이었습니다. 청담동에 오픈 하시는거 보고 그래도 잘 나가시는구나 생각을 했는데 한 번도 가보지는 않았습니다. 너무 비싸서 차라리 우래옥에 가서 냉면을 실컷 여러 번 먹든지 차 몰고 강진에 내려가서 한정식을 먹고 오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답변하기

답글 남기기 답글 취소하기

이메일 주소를 발행하지 않을 것입니다. 필수 항목은 *(으)로 표시합니다

NCHEESE · © 2000-2021 · 앤치즈 ( TOTAL 16103 members )
The first and the best cheese home in Korea

Copyright © 2021 · Altitude Pro on Genesis Framework · WordPress ·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