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계 커피에 대해 관심들이 많군요. 우리 은하계 정도는 간단히 접수할 거라 생각했는데, 확인하자는 의심 많은 분들이 계셔서… 이것 참….
커피야 언젠가 맛보게 되겠지만, 그 덕분에 은하와 우주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해 봅니다.
1990년, 지구 밖 궤도에 허블 망원경을 설치한 이후로 우리는 우주의 모습을 더 많이 알게 되었죠. 우리의 태양계, 저 멀리 가스 성운의 아름다운 모습, 아주 작은 먼지처럼 보였던 먼 우주의 여러 항성 등등……
그 중 아주 멋진 사진을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물론 아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밤하늘에 별이 무진장 많긴하지만, 지금까지 10억개 이상의 별들과 은하, 성단 등이 확인되어 이름 붙여져 있는데요…. 어느날 NASA의 과학자들은 한 가지 궁금증을 갖게 됩니다.
“그렇다면 저 모래알처럼 무수한 별들 그 너머엔 무엇이 있을까?”
그들은 저 하늘의 수 많은 별들 사이, 깨알처럼 작고 칠흑같은 공간 하나를 정하고는 그 너머의 머나먼 우주, 영원같은 심연을 향해 허블 망원경을 고정시킵니다. 그리고 조리개를 일주일 동안이나 열어 놓고 300여장의 사진을 얻습니다.
검은 바탕에 작은 점들이 드문 드문 찍힌, 눈으로 봐서는 알아보기 힘든 한장 한장의 사진들… 그들은 컴퓨터를 이용해 그 사진들을 모두 겹쳐 보았습니다.
그리고 모니터에 그 결과가 드러난 순간, 모두는 탄성을 올립니다. 결과는 놀라움을 넘어서 감동적이었죠. 손을 뻗어 손가락 위에 올려 놓은 모래알 보다 작은 공간. 그 공간 저 너머에서 허블 망원경이 포착한 것은… 그냥 별들이 아니었습니다.
무수히 많은 은하계. 그 멀고 먼 그곳엔 초창기의 우주가 만들어 낸 수 많은 외계 은하계들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우리의 상상과 사고의 틀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스케일입니다. 생각할수록 오히려 뇌가 축소되는 기분이 됩니다. 아마 그 먼 우주 어딘가에서도 누군가는 음식맛을 불평하고, 술 한잔에 행복하고, 사랑을 울부짖고, 우울하다며 죽을까 말까를 고민하겠죠???
우주 어느 한 구석탱이, 분당이란 도시의 한 책상은 커피향에 물들고 있지만요. 이럴 땐, 기껏 우리 은하계에서 최고란 커피도 참 덧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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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라는 것이 제대로 볼 수만 있다면 상상 이상으로 아름다울 것 같습니다. 올린 사진만으로도 아름다움이 느껴질 뿐 아니라 지구도 참 아름다운 별이라는 생각이 오래전 부터 들었습니다.
상상을 넘어서는 숫자, 거리, 크기의 우주 속에 지구만이 유일한 생명체가 존재하고 인간이 위대하지도 않은 것은 너무나 당연할 것이며 더욱 외소함에 겸손해집니다.
어느 별에서 음식 맛을 즐기고 불평하고 있다는 것은 상상한 적이 없었는데 그런 상상이라는 것은 참 재미있습니다. 별 대항 맛대맛 대결?
담에 만나면 우주와 시공을 초월하는 궁극의 맛, 감각이 주는 행복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요?
외계인이 맛대맛 대결을 하자고 음식를 들고 오면, 우린 뭘로 맞서야하죠?
vosne님의 리스트 중에서 한 가지? 아니면 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