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잠시 다녀온 여행이야기를 나누고자 서툰 글이지만 올립니다.
Vosne님이 권해주신 Colmar에는 wine festival이 한참이어서 (Scorpion이 공연하러 다녀갔다는 소문이…) 미리 예약을 하지않고서는 방을 구할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와인길을 따라가다 Munster에 하루 머물게 되었습니다. 알자스에 가면 꼭 Munster cheese를 먹어보라고 권하셨던 생각이 나서 그랬습니다. 알자스 지역에선 황새를 길조로 여긴다지요? 저녁을 먹으러 들른 동네 식당 앞 건물에는 굴뚝도 모자라서 지붕 곳곳에 황새들이 둥지를 틀고 있었습니다.
빠리에서 한 번 먹어보고 반해서 집에서도 몇 번 해보았지만 깊은 맛이 나지않아 알자스에 가면 꼭 먹어보리라 다짐했던 슈쿠트를 주문했습니다. 슈쿠트에 쥬니퍼베리만이 아니라 큐민씨드와 코리앤더씨드가 들어있어 특이했습니다. 이번에 여행하면서 느낀건 자우어크라우트맛이 집집마다 다 다르더라는 것… 우리나라 집집마다 김치맛, 장맛 다른 것과 비슷한 걸까요?
Munster cheese와 sorbet까지 한 셋트로 시켰습니다. 치즈까지 한 식당에서 먹을 요량이었는데 왠걸…. 치즈케익도 아니고 차갑고 단단한 치즈가 나온거예요. 큐민과 꿀을 같이 내왔는데 왜 치즈가 차갑냐고 물으니 여름이라 그렇대요. 웨이트리스 왈: “Il part trop vite.” 재미있는 표현이죠? 집에서 만든 복숭아와 와인을 농축한 재료로 만든 소르베도 너무 맛있어서 눈깜짝할 사이에 먹어버리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Munster를 떠날 수는 없었어요… 그래서 담날 아침 장에 갔지요. 그런데 여기에도 munster cheese가 없는거예요… 그냥 떠나기 아쉬워 하드치즈를 조금 샀는데 다른 치즈보다 비쌌지만 너무 맛있었어요. Meule이 얼마나 큰지 실제로 보고 깜짝 놀랐어요. Saucissons 파는 곳에서 가운데 큼지막한 munster cheese가 박힌 saucisson을 맛보고 사려고 했는데 이미 숙성된 건 다 팔리고 남은 건 15일정도 더 숙성시켜서 먹어야 한다고 해서 할 수 없이 포기….
그래도 포기할 수 없죠. 동네 슈퍼를 찾아갔습니다. Munster cheese만 있는 냉장고를 찾았어요. 여기에도 vosne님이 말씀하진 커다란 munster cheese는 없었습니다. 결국, 작은 artisan 치즈만 하나 샀어요. 오후 내내 차에 실은 채로 달리다 저녁에 먹으려고 잘라보니…부드럽게 녹아내려 아주 맛있었습니다. Munster cheese만의 특유한 맛을 알 수 있었어요. 코스트코에서 파는 플라스틱 같은 치즈와는 물론 차원이 다르고 예전 파리에서 한 번 사먹어 본 오렌지색의 munster cheese와도 다른게 더 맛있었어요. 하루 더 지나서 먹었을 땐 진한 향기가 나는 것이 (농장에서 나는 냄새 같기도 하고… 뭐라고 설명하기 힘든, 하지만 자꾸 먹고 싶어지는 그런 향기) 더더더 맛있었습니다. 한국에서도 맛있는 치즈, 다양한 치즈 먹을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며칠간 사진 올려보려고 애쓰다 포기하고 그냥 글만 올립니다. 죄송해요~~~
알사스 참 예쁜 곳입니다. 알사스에서 며칠 보내셨다니 부럽습니다.
‘풍요속 빈곤’이란 말처럼 고급치즈가 보편화된 요즈음 제대로 만들어진 치즈는 구하기가 더 어렵다는 것을 경험하셨네요. ‘artisan’ 치즈를 구해서 맜있게 드셨다니 다행입니다.
그리고 ‘플라스틱 같은 치즈’라는 표현은 치즈를 좋아하는 저희 앤치즈 회원들이 자주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우리가 느끼는 것은 비슷한가 봅니다.
재미있고 맛있는 이야기가 더 이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악~ 마지막 치즈사진 ㅠ.ㅠ
급한맘에 일단 단발성 비명을 한마디 들려드렸습니다 ^^
사진에서 여유가 느껴지네요.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게 만드는 사진인거 같습니다.
근데… 현지에가서도 플라스틱 같은 치즈를 경험하게되는 요즘이 슬프게 생각되어 지네요.
제대로 된 푸근함과 정성이 느껴지는 음식들을 나누며 살고 싶습니다. ^^
ncheese님이 사진 대신 올려주셔서 사진 올릴 수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vosne님, 말씀해주신 성당은 시간때문에 가지 못했지만 덕분에 맛있는 munster cheese먹고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치즈사랑님, 단발성 비명… ncheese 들려서 치즈 사진 볼 때마다 저도 수시로 지르는 소리입니다 ^^ 알자스에서 플라스틱 같은 치즈를 먹은건 아니구요, 한국 코스트코에서 사먹었던 맛없는 munster cheese 얘기였어요. 담엔 사진 올리는 법 마스터해서 다른 얘기와 사진 올리겠습니다 ^^;
하하.. 제가 글을 제대로 안읽었군요 ^^;; 죄송합니다.
계속해서 재밌는 글과 사진 기대하겠습니다~
당장에라도 달려가고 싶은 분위기, 냄새가 흘러나오는 듯한 치즈 사진들, 좋은 그림들을 두번은 못 보겠습니다. 너무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서… 즐거운 여행이야기 다음 동호회 모임에서 같이 나눈다면 더욱 반가울 듯합니다. 맛있는 이야기 감사합니다.
저 ellecuisine님 블로그 팬인데, ellecuisine의 답글을 받으니 넘 기뻐요 ^^ 이번 여행에 찍은 사진이 많진 않지만 글 또 올릴께요. 담 여행땐 꼭 사진 많이 찍어와야지!!!
* 치즈 볼때마다 내지르는 탄성은 다 같은거죠,
아 방금 저도 녹아내리는 빠베 와 샤르도네 한모금 간식으로?
먹었습니다.
이걸 혼자서 해야되니, 아쉽지만, 그래도 저만의 짧은 행복.
좋은 분들과 같이 즐기면 행복이 배가 되겠지만, 빠베와 샤르도네를 간식으로 드시다니 부럽습니다 🙂
빠베는 혼자 먹는 것이 제 맛입니다. 😛
다음에는 같이 나눠 먹어요.
하긴 빠베는 반을 먹으면 적당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잘 익은 빠베는 반을 먹고도 더 먹고싶죠.
우왁! 알사스에 간 것이 부럽고 치즈를 드시니, , , 그저 부러울 뿐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