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의 식사 코스
- 오되브르
- 앙트레
- 메인
- 치즈
- 디저트

첫 번째 코스, 오되브르(Hors d’oeuvre)
식사가 시작되기 이전에 아뻬리띠프로 술과 함께 간단한 음식을 먹는다. 아뮈즈-괼르가 대신할 수도 있으며 다른 특별한 음식으로 준비될 수도 있다. 아뻬리띠프로 사용되는 술은 아주 드라이한 와인, 샴페인, 위스키, 마크, 그라빠, 코냑, 알마냑, 깔바도스 등 다양하게 사용된다. 주인에 따라 오되브르로 양은 적지만, 가볍고 입맛 돋우는 음식으로 몇 가지가 준비될 수도 있다.

두 번째 코스, 앙트레 (Entrée)
본격적인 식사는 앙트레로 시작된다. 이제 식사가 시작되었지만, 프랑스식 코스에 익숙하지 않다면 앙트레로 이미 배가 찰 수도 있다. 프랑스인들이 먹는 양이 많기도 하지만, 많이 웃고 많은 이야기를 나눠가며 식사를 하므로 해서 적극적으로 즐거움에 동참한다면 아직 당신은 배가 충분히 차지 않을 것이다. 대화, 음식, 와인을 즐기고 있노라면 다음 코스가 기대될 것이다. 그렇지만 다음으로 넘어가고 싶지 않은 수도 있다. 앙트레와 함께 마시고 있는 화이트 와인에 매료된다면 행복한 순간에 머물고 싶을 것이다. 아마도 식사 중 와인을 가장 맛있게 느낄 수 있는 코스일 것이다. 그러나 다음으로 넘어가야만 한다.

세 번째 코스, 메인
기대하던 메인이다. 남쪽의 이탈리아 영향권이라면 파스타도 준비되겠지만, 주로 생선이나 육류가 중심이 된다. 대부분은 양이 상당하다. 생선은 한 마리 통째 굽혀져 나오거나 한 마리가 아니라면 특별한 소스를 사용할 것이다. 송아지나 닭고기가 아니라면 어떤 고기도 웰던을 주문하지 마라. 광우병이 걱정되면 송아지나 닭고기를 택하라. 20년 전만 하더라도 프랑스 대부분 식당, 가정에서의 웰던조차 피가 철철 넘치게 준비되었다. 만약 당신이 특별한 손님이라면 붉은 선홍색이 분명하게 보이도록 구워서 준비할 것이다. 그러나 당신이 하찮아 보인다면 고기를 아주 잘 익혀줄 것이다. 와인에 대해 아는 주인을 만나면 당신의 메인은 더 맛있을 것이다.

네 번째 코스, 치즈
메인을 끝마쳤다면 충분히 배가 부를 것이다. 그러나 주인의 배려로 메인과 함께 마셨던 와인이 남았거나 한 병, 혹은 한 가지 더 마시게 된다면 치즈와 함께하게 된다. 치즈는 배부른 순간 작은 양으로도 고기의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맛있는 음식을 다 먹었음에도 또 다른 미식의 즐거움을 줄 수 있다. 와인과 치즈 함께하는 동안 대화는 이어지고 즐거움은 계속된다. 만약 당신이 호스트라면 치즈로 지금까지 좋았던 식사를 망치지 마라. 아무리 식사가 좋았더라도 와인과 어울리지 않거나 격에 맞지 않는 이상한 치즈를 낸다면 당신의 돈 많고 무지함을 세상에 내다보이는 것이 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음식을 준비한 들, 아무리 비싸고 유명한 와인을 준비한들 치즈를 모른다는 의미는 당신이 돈은 많지만, 문화적으로는 숙성되지 않은 졸부로 보이게 만든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와인은 돈으로 살 수 있지만, 적절한 치즈나 와인과 마시기에 적당한 치즈의 숙성정도는 돈으로 살 수 없다. 오직 당신이 쏟아부은 와인에 대한 열정과 경험만이 치즈에 대한 안목을 가지게 만든다.

다섯 번째 코스, 디저트
식사의 종착점이자 정점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디저트다. 즐거움이 달콤함으로 이어져 행복한 결말을 맺도록 하는 과정이다. 우리는 음식부터 술까지 모든 곳에 단맛이 사용되기 때문에 단맛이 강한 디저트를 싫어하는 것과는 달리 프랑스나 유럽의 식사는 대부분 단맛이 사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서양의 디저트는 달아야만 한다. 반드시 달아야 한다. 그리고 디저트는 식사의 마침을 의미한다. 만약 호스트가 손님이 불쾌하거나 기분이 언짢다면 메인 후 바로 디저트를 낼 수 있다. 이제는 집으로 돌아가시라는 이야기다. 역으로 만약 당신이 호스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디저트를 먹을 수 있는지 요구하라. 그러면 호스트는 눈치를 챌 것이다. 혹 식당에서 저녁 늦게 식사할 때 디저트부터 주문하라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 마칠 때가 되어간다는 경고다.
프랑스의 긴 식사 시간
넉넉하고 정성이 들어간 식사, 마실 만한 와인, 좋은 치즈, 단맛의 디저트까지. 이미 시간은 2, 3시간은커녕 분위기가 좋았다면 식사를 시작한 지 4시간이 넘었을 것이다. 좋은 음식, 좋은 와인, 좋은 치즈, 좋은 사람이 함께하는 자리는 언제나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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