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de and prejudice
우리가 살면서 매일해야 하는 것이 있다. 하루에도 몇번이고 해야한다. 화장실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다른 것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겠지만, 우리가 살기위해 필수적으로 행하는 의식에서 빠질 수없는 것이 식사다. 간식으로 대신하기도 하지만, 매일 몇번이든 먹어야 된다. 어머니는 아침에 일어나자 말자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걱정이기도 하고, 어떤 아이들에게는 거치기 싫은 귀찮은 행사이기도 하다.
이 글을 보는 사람이라면 이미 이러한 걱정과는 다른 차원의 걱정을 하는 사람일 것이다. 의식이라기 보다는 어떻게 더 잘 즐기고 더 나은 건강을 유지할 것인가가 더 큰 관심사일 것이다. 앞으로 몇번에 걸쳐 먹거리에 대한 생각을 나누려고 한다. 지금 이 시점, 2011년 6월의 생각이다. 다음 달, 내년, 몇년후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다. 지금 시점에서 내 생각을 전하고 나누고 싶다. 이런 생각을 나누려고 하는 오만함에는 내가 겪고 있는 놀라움이 숨어있다. 건강한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미 5년 이상, 10년 가까이 감기를 알아본 기억이 없다. 한기나 몸살이 들려다가도 금새 사라진다. 옛날에는 심하게 아팠던 기억이 많다. 어릴 때는 너무 약해 주변에서 얘가 살면 손에 장을 지진다고 말씀하신 분이 여럿이었다고 어머니가 수차 말씀하셨다. 결혼한지 20년이 지났지만, 아직 남들 다한다는 몸에 좋다는 ‘보신용’ 약이나 특식은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다. 남자가 아내를 잘못 만났거나, 남자가 잘못했거나 하면 따르는 결과다. 결혼 후, 오로지 식사와 음주만이 내가 먹는 모든 것이다. 지금의 오만함에 어떤 결과가 따를지 모르겠으나, 현재의 생각을 나누고 싶다.
[sws_blockquote align=”” alignment=”” cite=”Extract from Utilitarianism by John Stuart Mill” quotestyles=”style01″] Whoever supposes that this preference takes place at a sacrifice of happiness- that the superior being, in anything like equal circumstances, is not happier than the inferior- confounds the two very different ideas, of happiness, and content. It is indisputable that the being whose capacities of enjoyment are low, has the greatest chance of having them fully satisfied; and a highly endowed being will always feel that any happiness which he can look for, as the world is constituted, is imperfect. But he can learn to bear its imperfections, if they are at all bearable; and they will not make him envy the being who is indeed unconscious of the imperfections, but only because he feels not at all the good which those imperfections qualify. It is better to be a human being dissatisfied than a pig satisfied; better to be Socrates dissatisfied than a fool satisfied. And if the fool, or the pig, are a different opinion, it is because they only know their own side of the question. The other party to the comparison knows both sides. [/sws_blockquote]Eat to enjoy, not to live
경우에 따라서 살기 위해 먹기도 하지만, 가능하면 먹는 것을 즐기도 싶다. 하루에도 몇번이나 먹어야 하기에 더욱 먹는 것을 즐기고 싶다.
우리의 일상에는 일, 사랑, 여가, 만남 등 수많은 즐거움이 이어진다. 즐거움만 계속된다면 즐거움이 아니다. 중간에 갈등, 미움, 질투, 고통 등 다양한 어려움이 끼어든다. 고통의 일상에 즐거움이 끼어들기도 하고, 행복한 일상에 고통이 끼어들기도 한다. 슬픔과 고통이 더 큰 날에도 기쁨과 즐거움이 더 큰날에도 건너뛰기 어려운 것이 식사다. 하루 몇번 행해지는 식사는 즐겨야 한다. 즐거운 식사는 고통을 이기게 만들고 즐거움을 증폭시킨다.
배부른 돼지와 배고픈 인간, 당신의 선택은
“뭘 그렇게 까다롭게 굴어, 아무거나 먹지.”라는 익숙한 표현을 들어본적 있을 것이다.
누가 떠오르는가? 돼지, 아니면 인간?
John Stuart Mill은 자신의 저서, Utilitarianism에서 더 이상 필요함을 모르는 돼지보다 무언가 더 필요한 인간을 선택하겠다고 했다. 더 이상 필요함을 모르는 바보보다는 무언가 더 필요하다는 것을 아는 소크라테스를 선택하겠다고 했다.
Mill의 표현에 대한 사상과 철학에 대한 이해나 토론없이 이 문장을 불쑥 꺼집에 낸 것에 대해 미안하다. 이 표현을 인용해서 내 생각을 합리화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다만 음식에 있어서는 더 많은 요구가 필요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꺼집어 냈다. 하루 세끼니 해결이 어렸웠던 시대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생존에 절대적 양이 부족하다면 질을 논할 수 없다. 그러나 2011년 현재 대한민국은 양보다는 질의 문제가 우선한다.
한국이라는 특수한 사회는 사회에 적응하고 순응하는 돼지를 요구한다. 군대를 싫어하면서도 이상할 정도로 집체적인 행동과 순응을 요구한다. 가령 이집 순두부찌게에는 화학조미료가 너무 많이 들어갔으니 안먹겠다고 해봐라. 주변에서 따가운 시선이 날아올 것이다. 나와 다른 사람, 내가 모르는 불만을 지닌 사람을 용서하지 못한다.
며칠 전, 압구정 로데오 부근의 유명한 이태리 레스토랑의 음식에 대해 한마디 거들었다가 차가운 시선을 받았다. 모두가 그 집에 나오는 빵만 먹어도 된다고 할 정도로 극찬을 여러번 들었기 때문에 기대가 컸던 레스토랑이었다. 그 유명한 빵을 집어드는 순간 마구 풍기는 식물성 트랜스 지방의 대명사인 쇼트닝 냄새에 깜짝놀랐다. 아마도 포장마차에서 싸게 파는 쇼트닝 식빵을 주었다면 거절한는 사람도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다들 음식에 까다롭다는 분들이 이집 빵은 반드시 먹어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어디에서도 이런 빵맛을 보기 힘든다는 것이었다. 속으로 역시 이태리 주방장의 마케팅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트랜스 지방은 가장 고소한 향으로 위장해 사람들을 유혹한다. 건강 때문에 극히 음식을 조심해야만 하는 분에게 살며서 말씀드렸지만, 아주 조심스럽게 말씀드렸다. 집단 최면을 해제하는 것도 큰 죄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메인의 하나인 피자는 현지 맛이 있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냉동피자에 신선재료를 살짝 얹었기 때문이다. 화학적 향이 강한 토마토 패이스트는 아직도 역겹다.
모두가 맛있다는 식당의 음식에 대해 정확하게 이 음식을 먹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 본적이 있는가? 그 식당 음식의 내막을 알더라도 집단 최면 해제라는 범죄에 대한 벌이 무서워 쉽지 않았을 것이다. 집단최면을 해제할 용기가 없다면 스스로는 집단 최면에 동참하지 마라. 내가 먹지않아야겠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수저나 포크를 접어라. 먹기 싫은 음식은 절대 먹지마라. 반드시 탈난다.
Enjoy your food
음식을 즐기고자 한다면 음식을 이해해야 한다. 경험이 가장 좋은 이해에 가장 좋은 과정이다. 음식도 아는만큼 즐길 수 있다. 좋고 나쁨은 귀가 아니라 혀로 판단해야 한다. 내가 판단하고 선택한 음식이라면 온몸으로 즐거워야 한다. 눈과 혀 뿐만 아니라 오감이 즐거워야 한다.
음식을 먹는 시간이 즐겁고 행복하고 내 몸이 좋은 반응과 결과를 보여준다면 가장 이상적이다.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지만, 오랫동안 지켜오는 음식에 대한 내가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들이 있다. 당신의 기준과 한번 비교해보라.
[sws_blockquote align=”” alignment=”” cite=”내가 지키려고 애쓰고 좋아하는 이들에게 권하는 음식의 원칙” quotestyles=”style03″][/sws_blockquote]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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