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와인을 지나치게 어렵게 접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와인을 가르치는 선생님들께서 더욱 부담을 주고 있지는 않은지 한 번 더 생각해 보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2일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 프레덴스보 궁에서 열린 마르그레테 2세 덴마크 여왕 주최 국빈만찬에 참석했다. 이 만찬의 건배 장면에 관한 기사가 네이버 톱뉴스면에 게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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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청와대가 이날 공개한 건배 사진은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 부문도 있다. 한국측과 덴마크측 참석자들이 건배하는 잔을 서로 달리 잡고 있기 때문.
이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는 잔의 다리인 ‘스탬’을 쥐고 있는 반면, 마르그레테 2세 여왕과 부군 프린스 헨릭, 프레데릭 왕세자는 모두 잔 윗부분인 ‘바디’를 잡고 있는 것.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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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내용이 기사화될 수 있다는 사실에 무척 놀랐울 뿐 아니라, 당황스럽기조차 합니다. 그리고 네이버 톱기사 중 하나가 되었다는 사실은 더욱 놀랍습니다.
교수님의 여러 설명이 있지만, 저 술이 와인이든 브랜디든 상관없이 유럽인들은 잔을 편하게 잡습니다. 그저 편하게 마시고 먹는 일반행위일 뿐입니다. 와인의 문화는 생활 속에 있지, 엄격한 예의법도 속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식사하면서 더 맛있게 음식을 먹기 위해 반주로 곁들일 뿐입니다. 그리고 축하하기 위해 잔을 들기도 하지만 축하를 위한 것이지 법도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교수님들, 기자님들 제발 그냥 와인이든 막걸리든 브랜드든 좀 편하게 마시도록 두면 안될까요. 부탁입니다. 와인보다 우리가 이 만찬의 의미, 방문의 목적, 성과를 좀 더 깊이 보도하고 분석하여 알려주는 것이 어떨까요. 아니면 덴마크 왕실에 대해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기사도 좋을 듯 하네요. 아무 의미없는 잔을 어디에 잡는가에 관심을 그만 가지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한마디 덧붙이자면 잔은 다리가 아니라 몸통을 잡는 것이 유럽인들의 관행이랍니다. 잔의 아래 다리를 잡거나 흔들거나 향을 맡으며 알지도 못하는 이상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오히려 우습게 보일 수도 있답니다. 식사를 편하게, 음식을 맛있게, 즐거운 대화를 나누는 데 좀 더 관심을 가지도록 도와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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