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되고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파리의 거리 곳곳은 예쁘게 변한다. 파리의 겨울은 한 가지 색으로 표현할 수 있다. ‘잿빛’이다. 건물도 나무도 에펠탑도 모든 것이 잿빛으로 변한다. 을씨년스런 날씨는 더욱 파리를 검은 잿빛으로 만든다. 온통 잿빛에 우중충한 날씨는 마음조차 잿빛으로 만들어버린다. 12월이 되면 갑자기 잿빛의 마음을 반짝이게 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거리에 밝혀지는 크리스마스 장식이다. 서울도 최근 곳곳에 장식을 만들지만 시끄러운 크리스마스 음악은 좋은 기분을 없앤다. 파리는 조용하지만, 크리스마스만 되면 마음이 설레게 하는 이유다. 조명이 아름답다. 프랑스인의 미적 감각에 대해 큰 의문을 달고 싶지 않을 정도다.
이때가 되면 설레는 파리지앵의 마음도 바빠진다. 크리스마스를 위해 통나무 모양의 뷔슈(Bûche)라는 케익도 만들어야 하고, 와인을 좋아한다면 단맛 나는 와인인 소테른도 준비해야 한다. 미식가는 더욱 바쁘다. 겨울 철새인 거위나 오리의 간도 구해야 한다. 좋은 것으로. 자연산으로 구하려면 주머니가 휘청해진다.
여기서 멈추면 미식가라 할 수 없다. 반드시 식탁에 올려야만 하는 두 가지 치즈를 구해야 한다. 먹는 것이 중요치 않다면 별로 어려움은 없다. 세상이 편리해져 오샹(Auchant), 까르푸(Carrefour), 르클렉(LeClerc) 등 어디나 가까운 곳이면 꽁떼(Comté) 정도는 쉽게 구할 수 있으니. 그러나 미식가에게는 아니다. 반드시 2년 이상은 기본, 3년 이상된 꽁떼를 구해야 한다. 그리고 또 하나 더. 맛있는 몽 도르(Mont d’Or)도 구해야 한다. 몽도르는 늦 여름부터 짠 젖을 이용하여 숙성시키고 만들어진다. 그리고 가을부터 먹는다. 그러나 이 치즈는 원래 추운 겨울철 먹던 치즈다.
봄과 가을에는 짠 젖을 이웃과 함께 모아 조합에서 큰 덩어리의 치즈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겨울철이 되면 소들은 마을로 내려와 외양간에서 지낸다. 큰 눈이 내리면 세상과 단절되고 짠 젖은 마시기에는 많고 치즈를 만들기에는 충분치 않다. 그래서 이 젖으로 조그만 크기의 치즈를 오래 보관하기보다는 얼마 후 먹기 쉽도록 만들었다. 이 맛있는 치즈는 크리스마스가 되면 함께 축복하는 자리를 맛으로 충만 시킨다.
많은 프랑스인이 크리스마스에 몽도르를 즐기는 이유가 충분치 않은가. 우리가 비록 서울에 살지만 우리의 뿌리는 시골이듯이 많은 파리지앵도 시골을 뿌리로 두고 있다. 명절이 되면 옛 향수가 이런 하나의 전통을 만든다.
추워지고 오늘 눈을 맞으니 잘 익은 꽁떼와 몽도르가 생각난다. 국내에서는 구할 수 없으니 더 생각난다. 아주 많이 생각난다. 그리고 바르톨리의 비발디 공연이 생각난다. 눈이라도 펑펑 내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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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한 크리스마스, 우중충한 잿빛 날씨 겨울 빠리에 푹 파묻히고 싶습니다..
겨울이 되면 여자들은 부드러운 캐시미어코트에 머플러걸치고 차가운 겨울바람도
마냥 좋은듯 그렇게 12월의 겨울을 맛보고 싶은게 저, 요즈음의 소망입니다.
이곳 이번주말은 화씨80도군요, 파아란 하늘과 야자수가 12월에도 여전히 싱싱함을
내뿜고있는 곳, 무슨 크리스마스분위기가 나겠습니까,
눈, 폭설이 내려 길이 막히고 부츠가 푹푹 빠지면서 사강 사강 눈 밟는 소리를 내고
싶습니다. 그래도 계절이 계절인지라, 가까운 바닷가 저녁 해지기전 조깅하는 여자들 외에,
드문 드문 사람이 보입니다.
(이럴때 사진은 어디에 올리죠? 사이즈 500이하로제대로 찍었는데.)
하단에 사진을 올릴 수 있도록 설정하였습니다. 예쁜 사진 많이 올려주세요.
날씨, 환경, 모든 조건이 좋아 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많이 아쉬울 것 같네요. 겨울은 무조건 추워야 좋은 저로서는 더욱 아쉽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지중해 도시 역시 살기에 좋지만, 크리스마스 느낌 속에 빠지기에는 부족하긴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미처 생각지 못했던 사실이네요. 여유가 된다면 크리스마스에는 알프스 속으로 들어가 지낸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게지만….
* Slideshow중, 눈덮인 소나무? 가 있는 저 길.
어느 초여름, 휘엉청 울창한 소나무숲이 차창을 휙휙 때리면서
알사스방면으로 지나가던 산길에서, 틀어놓은 슈베르트 송어,
이런 길과 잘 어울리는 음악이라고. 하셨던 기억이.
그럼 저렇게 하얀눈이 내린 겨울길엔 어떤 음악이? 고적한
저 길을 밝혀줄까요.
덧붙혀, 부이아베스엔 어떤 애가 들어가서
뭔 음악과 함께 드셨나요?
노을진 12월 크리스마스 바다
해가 막 떨어지자, 저 배도 집으로 돌아오군요.
예쁜 사진. 어디인가요?
혹시 집 앞이라면 너무 좋은 곳에 사시는 것은 아닌지.
시인이 되어야 할 것 같은 분위기.
ㅎㅎ 크리스마스에 어떻게 파티를 할까 . 힘들지만 행복한 고민중 입니다. ㅎㅎ
행복한 고민, 좋으시겠습니다.
크리스마스 즐겁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Merry Christmas!
Joyeux Noël!
¡Feliz Navid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