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맛있는 바게뜨는 어떤 맛일까?
가장 맛있는 바게뜨를 구하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
빵을 좋아한다면, 특히 전통적인 형태의 빵을 좋아한다면 이러한 호기심이나 궁금증을 가질 것이다.
최근 들어 빵소비가 많이 늘었다고 하지만 엄격히 말하면 서구의 빵이라기보다는 변형된 떡이나 일본식 빵 소비가 늘었다고 해야할 것이다. 이런 변형된 특수한 빵 소비 상황에서는 좋은 빵을 구분하기도 구하기도 어려워진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건너편의 파리바게뜨가 좋은 예다. 현대적 디자인을 갖춘 파리바게트의 출발은 좋았지만, 곧 사라졌다. 아직은 거대한 투자를 할 만큼 빵 소비가 많지 않기 때문인 듯하다. 그곳은 오전 오후 한두 번씩 바게뜨가 구워지며 한 번에 8-10개 정도 굽는다. 저녁 시간 즘이면 바게뜨가 없을 경우가 많다. 많이 굽지 않는 이유는 지속적인 소비가 많지 않기 때문일 것이며, 상업적 요소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10개 정도는 너무하지 않은가? 부자들이 많다는 압구정에서의 소비가 그 정도이니 얼마나 전통적 형태의 빵 소비가 적은지는 이해가 될 듯.
여러 특수한 한국적 상황에서도 바게뜨, 캉파뉴, 호밀빵 등과 같은 전통적 형태의 빵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주변의 많은 사람이 상당히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그러나 바게뜨을 좋아하고 즐기려고 하지만 어떤 맛의 바게뜨가 제대로 된 것인가에 대한 이해나 확신이 없어 제대로 된 제품을 구매하기 어렵다. 좋은 바게뜨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프랑스로 넘어간다.
프랑스는 빵 국가라 해도 될 것이다. 빵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말이 나온 곳이 프랑스이지 않은가? – 여기에 대한 역사적 사실과 현실에 대한 이야기는 추후 기회가 되면 따로 하겠다. 현재 97%의 프랑스인들이 매일 빵을 먹으며, 특히 6세에서 65세 사이의 인구 81%가 바게뜨의 지속적인 소비자라고 한다. (TNS-Sofres, 2006년 자료)
그리고 프랑스 파리에는 매년 바게뜨 경연대회가 열린다. 여기서 세 번 우승한 사람이 있다. 이름은 지브릴 보디앙(Djibril Bodian)으로 파리 18구 아베쓰(Grenier à Pain Abbesses) 빵집의 직원이다. 매일 빵을 사기 위해 줄을 서지만 – 프랑스는 많은 빵집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 일요일에는 1,900개 정도의 빵을 판매한다고 한다. 세네갈에서 태어났다. 파리 북부 셍드니에서 자라나 12살부터 직업교육을 받았다. 현재 33세인 지브릴은 우승에 대한 보상으로 상금 4,000유로 (6백만 원 정도)와 엘리제궁(청와대와 같은 상징적 표현)에 일 년간 바게뜨를 납품하게 된다. 그리고 파리 15구의 한 빵집도 물려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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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바게뜨에 대한 비결은 무엇일까?
그의 표현이다.
좋은 바게뜨에는 비결이 없다. 교과서적으로만 만들면 된다.
즉, 충분히 굽혀야 한다.
껍질은 최대한 얇아야 하며 속살은 조직이 일정해야 한다.
그리고 냄새가 좋아야 한다.
평소에 개인적으로 강조하던 좋은 바게뜨는,
충분히 굽혀 껍질은 구워진 고소한 향이 멀리서도 느껴져야 한다.
껍질은 지극히 얇아야 하며 칼날처럼 날카로워 입안을 최대한 상처 낼 수 있을 정도여야 한다.
– 익숙해진 후에는 입천장이 날카로움에 견디게 된다.
속살의 밀도가 일정하여 구멍 크기가 들쑥날쑥하지 않아야 한다.
속살의 맛은 담백하다 못해 우리의 밥을 먹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여야 한다.
– 치즈, 버터, 햄 등 다른 재료와 최대한 잘 어울리고 맛을 살려준다.
사전적 의미에서 바게뜨는 250그램의 무게가 표준이다. 그러나 경연대회의 기준은 허용범위가 넓다. 길이 50 ~ 70cm, 무게 240 ~ 340g 정도다.
파리사람들은 바게뜨에 보조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아주 싼 가격에 구입이 가능하지만, 빵집마다 가격이 다르다. 바게뜨 소비에서 쉽게 빈부차이를 엿볼 수 있다. 값싼 바게뜨에서는 잘 굽히기보다는 일정하지 않게 굽힌 경우가 많다. 속살은 밀가루 냄새가 그대로 나기도 한다. 그러나 잘 만드는 곳에는 지브릴이 이야기한 대로다. 개인적으로 최고의 바게뜨는 없다고 본다. 집마다 밥맛이 다르듯, 빵집마다 빵 맛이 다른 것이 매력이기도 하다. 단 모든 것에 기본이 지켜지고 기준 이상의 맛을 낸다면 서로 다른 빵 맛은 우리의 변덕스런 입맛을 더욱 만족하게 해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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