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명은 Lophiidae. 약 25종을 포함한다.
유럽은 Lophius piscatorius, 미국은 Lophius americanus, 아시아는 Lophius setigerus로 분류된다*1.
영어로는 monk-fish 혹은 angler로 알려져 있으며 devilfish라고도 불린다. 좀 더 정확한 단어는 goosefish다. monk-fish는 아귀 외에 엔젤피시까지 포함하며, angler는 서구 쪽의 아귀를 의미한다. 일본은 안꼬(ankō), 우리나라에서는 아귀 혹은 아구로 불린다. 아귀(餓鬼)는 불교에서 온 단어로 살아서 탐욕이 많았던 자가 죽어서 가게 되는 여섯 곳 중 하나인 아귀(인도어 preta)에 떨어져 있는 상태를 말한다. 항상 목마르고 배고픈 상태로 좀비 정도일 것 같다. 이 아귀를 은유적으로 부르면서 시작된 말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어류 서적인 자산어보(1814년: 정약전 집필)에서는 아구어(餓口魚)로 기록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표준어는 ‘아귀’다.
아귀는 높지도 낮지도 않은 온도의 바다에서 서식하며, 최대 1.8미터, 34킬로그램까지 자란다*2. 머리에 나 있는 세개의 가는 가시 중 하나는 낙싯대 역할을 한다. 살코기가 움직이는 것처럼 흔들어 고기를 유인하여 큰 입으로 잡아먹는다. 수심이 깊은 바다의 바닥에서 살며, 고기나 갑각류를 잡아먹고 살지만, 때로는 바다주변에 날아다니는 새를 잡아먹기도 한다.
아메리카 대륙, 유럽, 아시아 등에서 식용으로 사용된다. 주로 살코기와 간을 먹으며, 간에는 비타민 A, D와 오메가 3가 풍부하며, 맛 또한 뛰어나 바다의 푸아그라라고 불리기도 하며, 실제 프와그라제품처럼 만들어져 판매되기도 한다.
유럽에서는 한때 끔찍한 모습 때문에 ‘바다의 악마’로 불리기도 했으며, 잡으면 불행을 가져온다고 믿고 다시 바다로 던져버렸다. 그러나 먹거리의 다양한 욕구는 아구를 최고의 미식재료로 바꾸게 만들었다. 부드럽고 담백하지만, 특유의 탄력 있는 질감은 그 자체 혹은 단순한 소스만으로도 최고의 재료가 된다. 또한, 풍성한 향과 기름진 질감 그리고 섬세함까지 더해지는 아구간은 바다의 푸아그라로 불리기도 한다. 특히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에서는 전통적으로 아구간 요리를 즐겼다고 하며 최근 들어 제품으로 만들어져 프랑스 유명백화점에서 거위나 오리 프와그라보다 더 비싼 가격에 판매되기도 한다.
화이트 와인과도 잘 어울리지만, 개인적인 취향은 어떠한 부재료도 넣지 않고 삶아서, – 심지어 소금조차도 넣지 않고 – 부르고뉴 피노누아 빌라쥬급과 함께한다면 더 이상의 미식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뛰어나다. 미셸린 3 스타에서 불가능한 섬세하고 완벽한 하모니를 경험하게 해준다.
국내에서는 남해, 서해 남쪽, 동해 남쪽에서 잡힌다. 이들 중 질감과 맛의 담백함에서는 동해산이 더 뛰어난 경우가 많았다. 일 년 내내 잡히지만, 우리나라는 겨울철에 유럽은 이른 봄에 가장 많이 잡힌다.
국내에서는 아귀탕, 아구찜으로 많이 요리된다. 아귀탕이든 아구찜이든 모두 많은 양념이 들어가지만, 아귀의 참맛을 즐기려면 양념을 최소한으로 하는 것이 좋다. 냉동과 내장의 질감이 크게 다르므로 잘 선택하여 요리해야 한다.
아구찜이라면 마산 아구찜이 유명한 듯하다. 먹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마산시내에 있는 원조라는 곳들을 가보았지만, 최대의 실망을 하고 두 번 다시 시도조차 하고 싶지 않다. 싱싱하지 않은 아구, ‘콩 나무’라 불러야 할 정도의 거대 콩나물, 온갖 양념, 그리고 모든 맛을 압도하는 조미료 등. 서울 신사동의 아구찜들도 별반 다를 바 없었다. 결론은 아구를 사서 직접 요리하는 것 외에는 좋은 아구찜을 먹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할 듯.
아직도 아귀는 실생활에서 거리가 멀지만, 어린아이들을 둔 가정이라면 직접 요리하여 낸다면 가족 모두가 즐겁게 맛있을 뿐 아니라 영양적으로도 대단히 도움이 되는 식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이미 싼 재료가 아니라는 것.
*1. *2. Encyclopedia Britann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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