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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이야기

국산 천일염과 유럽의 천일염

천일염 = 광물질

2008년 3월은 신안군 사람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때였습니다. 이전까지 천일염이 광물질로 분류되어 식용으로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대한민국 식약청은 강제하였습니다. 2008년 3월은 그전까지 식용금지된 천일염이 식용으로 바뀌는 순간이었습니다.

천일염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인가요? 천일염이 갑자기 어떻게 바뀐 것인가요, 아니면 식약청의 억지가 사라진 것인가요? 이후 다시 한 번 천일염은 변화합니다. 갑자기 세상에서 최고의 품질을 지닌 소금으로 포장되기 시작합니다. 어떻게 세상에서 둘도 없이 최고의 품질을 지닌 건강식품이 못 먹는 광물질에서 순식간에 세계 최고의 식품으로 둔갑하게 되었을까요?

식약청의 입장은 어차피 상식적인 수준, 혹은 상상력을 동원해야 이해가 될 것입니다. 식약청에 문의하고 질의를 해본들 정확한 사실내막을 알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상상할 수 있는 답이라면, “그동안 불순물질이 많았다. 혹은, 성분상 지나치게 광물질이 많았다.” 등이겠죠. “그러나 천일염 등 자연식품에 대한 요구가 강해지면서 서해의 물이 깨끗해지고 생산자들의 관리 상태가 좋아져서 충분히 식용으로 분류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정도라면 이해가 되려나요? 중국의 영향권에서 완벽하게 분리된 지역이 아닐진대, 중국의 환경의식수준이 더 높아졌기 때문인가요? 서해바다의 중국산 쓰레기가 무수히 뉴스로 올라와 있는 것을 검색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낮은 염화나트륨 함량, 더 많은 광물질

이제 신안산 소금은 최고의 명품으로 거듭났습니다. CJ를 비롯한 대기업들까지 천일염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우리나라 소금이 명품이라는 근거는 대부분 낮은 염도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염화나트륨의 함량이 80 – 85 % 수준이라는 것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즉 염화나트륨의 함량이 낮은 만큼 다른 미네랄이 많아 우리에게 이롭다는 설명의 기사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많은 분이 ‘간수’라는 단어를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간수는 우리가 즐기는 두부의 응고제로 전통적으로 사용되어온 재료입니다. 간수는 소금을 자연상태로 두었을 때 흘러내리는 성분입니다. 염화마그네슘, 황산마그네슘, 염화칼륨 등이 주성분입니다. 이런 성분들이 우리에게 이롭다면 간수를 빼지 않은 소금을 사용하는 것이 더 나을 것입니다. 이 성분이 빠진다면 당연히 염화나트륨의 성분함량이 높아지겠죠. 어딘가에 모순이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다시 한 번 정리하자면, 우리의 천일염이 염화나트륨의 성분은 낮고 다른 미네랄(광물질)의 함량이 높아서 좋다. 천일염은 토판염이나 간수를 몇 년간 뺀 것이 좋다. 즉 간수를 빼면 염화나트륨의 함량이 높아진다는 것인데, 어떻게 염화나트륨의 함량이 높아지는 것을 좋아할 수 있는지. 모순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부잣집 장맛이 좋다.

우리의 천일염을 음식에 직접 사용해 본 분은 아시겠지만, 상당히 쓰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쓴 성분은 주로 염화마그네슘, 황산마그네슘 등 간수성분이라고 합니다. 옛날 우리 선조는 천일염을 그대로 사용하기보다는 간수를 뺀 소금을 사용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간수를 빼고 나면 소금의 쓴맛이 없어져 음식의 맛을 살리고 장맛을 살리는 데도 도움이 되었기 때문에 오랫동안 간수를 뺀 후 사용하였습니다. 그러나 가난한 집에서는 비싼 소금을 몇 년간 묵힐 만큼의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묵히지 못하고 구매 후 바로 사용하였을 것입니다. 당연히 장맛에 쓴맛이 많이 나겠죠. 장맛이 맛있기 힘듭니다. 부잣집, 종갓집의 장맛이 맛있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소금 때문입니다.

천일염도 골라서 사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많은 소금이 신안군에서 생산됩니다. 그러나 생산되는 환경이 우리가 상상하는 것만큼 낭만적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실제의 한가지 상황을 그리자면 펌프로 바닷물을 저수지로 옮기고 1차 증발 지에서 일주일 2차 증발 지에서 며칠 등 상당한 기업화가 되어 있는 듯합니다. 그리고 많은 경우 염전은 비닐 장판 위에서 이루어집니다. 일명 장판 염이라 불립니다. PVC 장판과 보강제인 합판, 접착제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좀 더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토판염’으로 불리는 천일염입니다. 흙 위에서 소금을 만드는 전통방식입니다. 지방정부에서 토판염을 권장하면서 최근에는 토판염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토판염은 소금결정체를 얻는 데 시간은 더 걸리지만, 염화마그네슘 등 간수 성분이 장판염에 비해 반 정도로 줄어들기 때문에 쓴맛이 덜해 맛이 더 좋다고 합니다.

까마르그 주변은 거대한 습지가 보호되고 있으며 홍학을 포함한 온갖 야생동물이 서식한다

외국의 소금들

전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종류의 소금들이 만들어집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소금을 오랫동안 쫓아다니며 수많은 소금을 경험했습니다. 히말라야에서 부터 남미에 이르기까지 좋다는 소금들을 경험했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소금은 대서양의 소금입니다. 많은 사람이 소금을 언급하면서 게랑드를 이야기하지만, 이 지역에는 게랑드(Guérande) 뿐만 아니라 레(Ré), 느우무띠에(Noirmoutier) 등이 유명합니다. 그리고 남쪽 지중해 방향에는 까마르그(Camargue)라는 유명한 소금도 있습니다.

이들 지역에는 일반적인 천일염(sea salt, gros sel)도 생산되지만, 이 지역의 소금을 유명하게 만든 일등공신은 ‘꽃소금(fleur de sel)’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꽃소금은 공장에서 가공한 제재소금을 이야기하지만 대서양의 꽃소금은 천연소금을 일컫습니다. 다른 지역에서는 얻을 수 없는 일부 대서양 지역에서만 생산되는 소금입니다.

꽃소금

지중해 천일염으로 유명한 까마르그
꽃소금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생산방식과는 다릅니다. 염전에 햇빛이 강하게 내려 수분이 증발되어 생기는 것이 천일염으로 불리는 해수 염입니다. 꽃소금은 햇빛이 만들기보다는 바람이 만드는 소금입니다. 대서양 염전에 항상 있지는 않지만, 가끔 부는 바람이 있습니다. 바람도 조건이 맞아야 합니다. 바람이 강해도 안되며 부드러운 바람이 적절하게 불어야 합니다. 더욱이 바다에서 육지 방향보다는 육지에서 바다 방향으로 불어야 더 좋은 꽃소금이 만들어진답니다. 바람의 의해 만들어지는 작고 아주 가는 크기의 소금은 만들어지고 즉시 채취해야 하며 남자들은 이 일에 적합하지도 않아 여자나 어린 여자애들이 작업합니다. 섬세함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층이 1센티도 채 되지 않기 때문에 너무 약하게 긁으면 제대로 채취가 되지 않고 너무 세게 긁으면 흙 등 이물질이 들어가기 때문에 제대로 된 제품이 되지 않습니다. 남자들은 일반적인 천일염 작업을 합니다.

식탁 위의 소금

꽃소금은 테이블 소금이라 불립니다. 음식에 바로 사용하기에 이 소금보다 더 나은 소금이 없기 때문입니다. 고기의 육즙을 가장 잘 살려줍니다. 짠맛을 내지만 짜지 않은 소금이라 불립니다. 적절한 짠맛이 음식 맛을 살리지만, 염도가 지나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천일염은 요리에 사용합니다.

…

신안군의 염전자료를 올리려다 생략합니다. 너무 부정적으로 보일까 걱정이 되어서입니다. 우리의 소금을 세계화시키려면 우리의 소금을 제대로 아는 것은 기본일 것이며, 외국의 소금도 이해하고, 음식도 이해할 때 비로소 제대로 된 마케팅이 될 것입니다. 무조건적인 세계제일을 외쳐봐야 일시적일 뿐입니다. 장점과 단점을 제대로 이해하고 접근을 할 때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을 제대로 얻을 것입니다.

부록
부록으로 염분이 많이 함유된 서양음식을 표로 만들어 올립니다.
소비자보호원 격인 CIQUAL의 자료를 바탕으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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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이야기

MENU: 음식 이야기 TAGS: guerande, salt, 게랑드, 소금, 천일염, 토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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