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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이야기

the favorite

오늘 아침에는 음악을 한 곡 틀어놓고 일을 시작할까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가면서,
어젯밤에 올려두었던 LP를 틀었습니다.
근데 다시 뒤돌아서서 자켓을 찾아보게 되었답니다.
사실, 늦게까지 정리할 일 있어서 잠을 충분히 취하지 못한 상태였고,
조금은 게으른 생각으로 무심히 바늘만 올린 것이었지요.
레스토랑 문을 닫을 때쯤 안부가 궁금하셨다며 일부러 찾아오신 분과 함께
궂은 날씨와 속풀이 핑계로 와인대신 따뜻한 차 한 잔 나누면서
조용히 흘러나오는 대로 듣고 있었던 음악이었습니다.
앞면과 뒷면 모두 두번씩 연달아 듣고서야 일을 시작하려했지만
감흥이 잦아들지 않고 소중함과 감사함을 느끼며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어졌답니다.

잠시 눈을 감고 이 음악이 내마음 속으로 어떻게 다가왔는지 더듬어보면,
처음에는 반가운 마음으로 연주자들 모두가 일어나서 두 팔 벌리고 환영하는 듯
기분좋은 경쾌함으로 시작합니다.
아침마다 진한 커피에 의존하던 몽롱함이 일순간에 사라집니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현악기들의 활 끝이 신나 보입니다.

고요하게 이어지는 음에서는 지극한 세련됨보다는
청량한 산바람으로 들꽃들이 하늘거리는…
눈 앞에 목가적인 풍경을 그릴 수 있는 푸근함과 자연스러움이
묻어있는 연주-연주자들의 진솔함-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상상해보세요^^
한없는 열정을 품은 희긋한 턱수염을 가지신 할아버지께서,
뜨거운 햇빛의 프로방스 들판을 멀리 커다란 나무 그늘 아래에서 바라보며
셔츠를 걷어올리고 저만을 위해서 멋지고도 편안한 음악을 연주해 주시는 듯합니다.
그리고 당신 자신에게도 젖어든 무엇인지 모를 감정을 살짝 감추려는 듯
눈 찡긋하며 저에게 이렇게 말하는 듯합니다.

“ il favori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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