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음식을 만들었습니다.
물론 간단한 라면이나 김치찌게 정도는 만든적이 있지만, 사람들을 초대하고 돈을 받고 음식을 만들어 와인과 어울리도록 준비를 하는 것은 ‘프로’들의 세계이지만 선뜻 무식하게도 용기를 내고 실행에 옮겼습니다. 먹고 잔소리만 해보았지 한 번도 제대로 된 요리라는 것을 만들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 용감하게도 첫 시도를 했으며, 끔찍한 음식이 나올 수 있는 가능성도 다분히 있지만 흔쾌히 네분이나 응했습니다.
준비한 요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직접 뽑은 실면을 넣은 게살 수프
2. 게살과 함께 한 무우 요리
3. 지중해식 가리비 요리
Entrée (앙트레)
4. 게장 소스 랍스터 카르파쵸
5. 크림소스 랍스터 찜
Main (메인)
6. 스페인 남부식 빠에야
처음 시도한 요리치고는 꽤 코스가 길고 많은 손을 요구하는 음식들이었습니다. 한 가지 요리조차 만들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 위와 같은 엄청난 코스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궁금했지만 저도 한 번은 제 자신의 요리에 대해 알고 싶었습니다.
제 집사람이 보조를 했고 설걷이를 한 분이 도왔습니다. 서빙은 제가 직접했습니다.
Hors d’oeuvre(오 되브르)
1. 직접 뽑은 실면을 넣은 게살 수프
게살 수프는 게살을 뺀 후 일일이 채에 걸러 최소한의 질감을 느끼도록 준비했습니다. 식사의 시작을 편하게 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속을 풀기 위해 된장이나 야채를 살짝 넣을 의도였지만 게살 두마리와 순무가 충분히 들어간 국물은 이미 게장으로 충분히 장맛이 났기 때문에 아무런 부재료를 넣지 않고 순수한 게맛만을 살렸습니다. 거의 백지장과 같은 크기여야 하지만 0.5밀리 정도로 잘린 면은 굵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2. 게살과 함께 한 무우 요리
게살 파테를 아래에 깔고 무우파테를 얹었습니다. 단순한 두가지 맛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마법의 잼을 얹었습니다. 호박, 연근, 우엉은 장식으로 사용했습니다. 모두들 아주 좋아하는 모습이 기뻤습니다.

3. 지중해식 가리비 요리
프랑스 북부식 보다는 지중해적인 소스를 가미하였습니다. 가리비를 찐 후 똥을 잘 발라내고 수염들은 먹기쉽게 잘랐습니다. 그리고 소스를 충분히 얹었습니다. 상큼하고 깨끗한 맛이 좋았지만 한 분은 좀 더 신맛이 강하기를 바랐습니다. 추후에 다시 만든다면 레몬으로 추가소스나 장식으로 이용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Entrée (앙트레)

4. 게장 소스 랍스터 카르파쵸
랍스터는 푸른빛이 강한 것으로 준비했습니다. 처음 삶은 랍스터였는데 적적한 익기를 만들기에 실패했습니다. 거의 사시미에 가깝도록 겉만 살짝 익혀야했지만 뜨거운 물 속에서 계속 바둥대는 랍스터였기에 움직임이 멈출 때를 기다렸기에 너무 깊이까지 익었습니다. 소스는 최대한 장맛을 살렸지만 좀 더 와사비의 강한 맛을 원하는 분도 계셨습니다. 제가 아주 좋아하는 음식입니다.

5. 크림소스 랍스터
살을 뺀 나머지 랍스터는 크림으로 다시 한 번 삶아서 조리했습니다. 여기에 직접 조제한 향신료가 가미됩니다. 프랑스 북부 부르타뉴 지방에 유명한 미셜린스타 레스토랑 한 곳이 이 크림소스 랍스터 아주 맛있게 만듭니다. 오늘의 성공은 이 소스가 그 레스토랑보다 오히려 더 맛있었다는 개인적 소감입니다. 동남아의 유명한 칠리소스 킹크랍보다 더 세련되고 섬세한 맛은 가히 랍스터에 있어서 최고의 소스라 할 수 있습니다. 소스를 넉넉하게 준비했지만 모두들 빵을 이용해서 깨끗이 해치우는 모습이 저를 아주 기쁘게 만들었습니다.
Main (메인)

6. 지중해식 빠에야
재료도 원하는 것들을 구할 수 없었고 특히 인도산 안락미는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간조절도 약간 실패를 한 듯합니다. 약간은 싱거웠네요. 그러나 전형적인 파에야향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며 은근히 많이들 드셨습니다.
와인
사실 위의 음식들은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기도 하며 섬세한 음식들이어서 처음 시작을 최고로 하기를 권했습니다. 꽁뜨 아르망의 뫼르소를 선택했습니다. 한 분이 사온 부르고뉴 샤도네와 함께 두 병이 있었지만 앞의 오되브와 함께 가기에는 뫼르소가 좋을 듯 하여 먼저 뫼르소를 선택했으며 이어 부르고뉴 일반 샤도네와 함께 했습니다. 빠에야를 먹을 때는 리베라 델 두에로의 Valduero gran reserva 1996년산으로 함께 했습니다. 해산물 빠에야였지만 전혀 비린향을 만들지 않고 기분좋게 마실 수 있었습니다.
이 후 이야기를 나누며 마신 와인은 부르고뉴산 Fixin이었습니다.
처음 만드는 요리이자 첫 요리시범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저도 만족스럽고 함께 해주신 ‘용감한’분들도 만족해보인 즐거운 식사였습니다. 앞으로 저보고 또 음식을 만드라고 할까 걱정이긴 하지만 가끔은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도움을 준 보조들에게도 감사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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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살수프의 사진이 없어서 아쉽습니다.
먹는걸보면 항상 사진 찍는걸 잊기때문에…
하지만 수프를 먹어보곤 맛이 꺄아아~~ 역사적인 첫 코스를 사진으로 남겨야겠단는 생각을…
설명은 더 할 필요없이 사장님께서 자세히 해주셨네요…
용감해야 미인을 얻는다지만, 용감해서(?) 맛있는걸 먹었습니다.. 하하하
사장님께 감사하다는 말씀도 살짝 얻어보고 싶습니다~
설명은 제가 하면 안되는데 …
워낙이 처음해본 음식이라 약간은 흥분했던 듯!
부끄럽지만 이해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설명이 자세해서 좋다는 말씀입니당.
뫼르소와 음식이 너무 잘 어울려서 환상적이었다는 말을 빼먹었네요…
종종 이렇에 스페셜데이가 있었음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맛있는 음식 너무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제가 더욱 좋았던 것은 다 먹고 난뒤 속이 너무 편해서
참 좋은 음식을 먹었구나라는 느낌! 이런느낌은 참 오랜만에 받았다는 것입니다.
다시한번 요리를 해주신 신사장님 과 실장님 그리고 아주머니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다음에도 이런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헉… 배고픈데… 더욱 배고프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