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처럼 날씨가 추울 때 신김치에 돼지고기를 넣어서 김치찌개를 만들면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최고의 음식이 되죠.
서양음식을 좋아하기 이전에 저는 정말 좋아하는 음식을 꼽으라면 단연 우선 순위에 들어가는 것이 김치와 된장입니다. 안타깝게도 그래서 요즈음 김치와 된장을 굶고 있습니다. 왜냐구요? 저를 마구 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먹을 김치와 된장이 없습니다. 제대로 된 배추, 제대로 된 콩이 없으니 제대로된 김치, 된장이 나오기 어렵죠. 시간이 된다면 산지를 돌아다니며 좋은 배추와 콩을 사서 직접 만들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래서 적당히 먹을 만한 김치가 있으면 좀 더 시게 만들어 김치찌개를 만들어 먹습니다. 돼지고기는 옛날 것과 비슷한 것을 구할 수가 있어서 다행입니다. 수년을 찾았지만 옛날처럼 기름이 단단하고 씹히는 것을 구하기가 정말 어려웠습니다. 요즈음 기름은 그냥 문드러지죠. 그리고 찌개에 넣을 돼지고기는 따로 조리를 해야 옛날처럼 질긴 기름을 만들 수 있습니다. 특별한 비법은 아니지만 순서가 있습니다.

알사스 지방이 원래 프랑스라기 보다는 독일의 선조인 게르만인들의 지역이죠. 독일 사람들은 ‘자우어크라우트(Sauerkraut)’라고 불렀습니다. 신 + 야채란 의미죠. 우리의 딤채, 침채가 구개음화에 의해 김치로 불리는 것 처럼 사우어+크라우트가 슈+크루트로 바뀌었습니다.
만드는 방법은 우리의 김치와 유사합니다. 양배추를 가늘게 썰어 나무 혹은 흙으로 만든 큰 통에 소금과 함께 넣고 발효시킵니다. 우리 김치는 고춧가루를 포함해 많은 양념이 들어가죠. 마찬가지입니다. 후추 등 다양한 향신료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발효가 끝난 후에는 독일에서는 소시지, 돼지고기 등을 넣고 삶아서 먹습니다. 아마도 우리나라의 맥주집에서도 유사한 형태가 안주로 나옵니다. 얇게 채를 썬 듯한 야채에 소시지 몇개 얹어져 나오죠. 배추의 아삭한 맛도 없고 신맛이 거의 없으며, 품질 나쁜 소시지와 함께 나와 전혀 매력적이거나 인상적이지 못한 안주로 취급되죠. 사실 독일도 크게 다르진 않은 듯 합니다. 한 때 맥주에 빠져 독일 곳곳을 다닐 때 많이 주문했지만 전혀 인상적인 경우가 없었습니다.

추운 겨울이면 생각나는 향수자극적인 음식 중에 하나가 슈크루트입니다. 날씨가 추울 때 따뜻한 김치찌게가 생각나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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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에 걸려있는 사진에 이끌려 새로올리신 글을 참 재밌게 읽었슴다
사우어크라우트 참 좋아하는데…
언제 한번 만드시면 어떠할런지요??
만들면 좋죠.
쉽지 않은 것은 양배추를 절이고 발효시킬려면 장독이 있어야 하고 시간도 오래걸립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소금은 염분이 강해서 속속 스며들면서 지나치게 짜기 않게 만들기가 쉽지 안죠. 우리나라가 사용하는 중국원산지의 배추는 힘이 있어 우리나라 소금에 잘 절여지지만 …
그리고 결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돼지고기입니다.
돼지고기는 생돼지고기를 사용하지 않고 훈제, 혹은 염장한 것을 사용하는데 이 역시 없기 때문에..
그리고 소시지는 직접 만들면 가능할 테고 …
역시 햄도 직접 만들어야 하나?
날이 추워지니 저도 슈크루트 가르니에 생각이 간절하네요. 아쉬운대로 가끔 집에서 만든 슈크루트와 시장에서 산 고기, 소시지로 만들어 먹곤 했는데 이번 가을엔 뭐하느라 그랬는지 양배추도 절여놓지 못했네요. 낼은 돼지고기 큼직하게 썰어넣고 김치찌개라도 해 먹어야겠습니다. 아… 알자스에 또 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