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술을 마시지만 와인을 마실 때만 ‘건강을 위하여’라고 말한다.
프랑스인들의 전통적인 와인을 마실 때 사용하는 관습이 한국어로 옮겨진 것이다.
원어로는 ‘A votre santé’ (아 보트르 상떼) 혹은 간단하게 ‘Santé'(상떼) 라고 한다.
직역을 하면 ‘당신의 건강을 위하여’라는 의미다.
이상한 것은 어떤 술도 당신의 건강을 위하여라고 하지 않고 오직 관습적으로 와인에만 사용한다. 그래서 가끔씩 소믈리에 과정에 있는 학생들에게 질문을 하면 와인이 건강에 좋기 때문이라는 것이 보편적인 답으로 여기고 있다.
정확한 답은 아니다. 어떤 술이든 절제하여 마신다면 건강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많으며, 와인도 지나치게 마신다면 건강에 도움이 못된다.
이 표현의 의미를 이해하려면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몇 세기전의 유럽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깨끗하지 못했다는 것을 많은 기록들에서 볼 수 있다. 거리는 오물로 넘쳐나며 수많은 전염병이 돌았다. 루이 14세가 씻지 않은 것으로 유명했지만 기록에 의하면 씻지않은 사람은 루이14세 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씻지 않았다. 피부의 때가 보호막 역할을 하여 많은 전염병으로 부터 자신을 보호해 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당시의 전염병 중 특히 깨끗하지 못한 물로 인한 전염병이 많았다.
이러한 사실을 일찍부터 인지한 루이 파스퇴르는 당시에도 요즈음과 유사한 목욕조를 설치하여 이용하였다. 가스로 물을 데워 목욕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포도주에 대한 관심이 지극하여 포도주로 많은 실험을 하였다. 왜 포두쥬스가 포도주로 변하는가 하는 명제를 두고 실험을 한 결과 많은 인류를 구제하는 박테리아의 실체를 발견하기에 이른다. 포도주가 인류를 많은 질병으로 부터 해방시킨 셈이다. 실제 그의 집에는 포도주를 시험한 도구들과 포도나무에 기생하는 병충해들을 박재하고 상세한 기록까지 한 것까지 볼 수 있다.
깨끗하지 못한 물이 많은 질병의 원인이라는 것을 안 파스퇴르는 물을 그냥 마시기 보다는 끓여서 먹거나 끓이기 어려운 환경에서는 쉽게 와인 혹은 당시 서민의 술이었던 브랜디(마크)를 태워서 마시도록 주창하였다. 이 포스터는 파리의 시내에서 볼 수 있도록 하였다. 물을 대신한 포도주나 술을 탄 음료를 마실 때는 오늘도 건강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a votre santé’를 말하며 서로의 건강을 기원하였다. 이 전통이 오늘날 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참고로 와인 잔을 부딪치며 건강을 위하여라고 말할 때 프랑스인들에게는 하나의 에티켓이 있다. 우리는 대부분 와인잔에 눈의 촛점을 맞추며 말하는 경우가 많지만 프랑스인들은 상대의 눈을 바라보며 말하는 것이 기본적인 예의다.
지금도 포도원들로 싸인 파스퇴르의 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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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깨끗하지 않아 씻지않은 사람들.
물을 대신한 포도주.
와 재미있는 이야기 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