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해안인접도로를 좋아한다. 한번은 부산에서 출발하여 해안을 굽이굽이 지나 통일전망대까지 간 적이 있다. 아주 즐거운 경험이었고 언젠가 다시 한 번 해보고 싶은 여행이다. 해안선 곳곳에 아름다운 풍경이 많아 떠나기 아쉬운 곳들이 많았다.
프랑스를 여행하면서 즐기는 코스 중 하나도 해안도로다. 특히 프랑스 남부의 꼬다쥐르는 지중해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한 해는 가족과 함께 꼬따쥐르의 한 끝자락에서 시작하여 다른 한 끝자락까지 해안가 도로를 따라 여행을 한 적이 있다. 꼬다쥐르는 론강의 입이라 불리는 해안에서 부터 시작하여 마르세유를 거쳐 아름다운 휴양도시인 뚤롱, 셍-트로페, 셍-라파엘을 거쳐 깐느와 니스가 나오며 이후 도시국가로 유명한 몬테가를로에서 끝이 난다.
시작 지점은 ‘론의 입’이라 불리는 곳이다. 이 지역에는 프랑스인들에게 꽃소금으로 유명한 까마르그가 있다. 강렬한 지중해의 햇빛과 오랫동안 잘 보존된 거대한 규모의 습지가 있어 까마르그 주변에서 며칠 머물었다.
성-마리아
머물었던 곳의 정확한 지명은 ‘셍뜨 마리 드 라 메르(Saintes-Maries de la mer)’였다. 셍뜨마리는 프랑스어로 성모 마리아를 의미하는데 이곳 지명에 왜 그런 이름이 붙여졌는 지 궁금하여 이 지역사람들에게 이유를 물었다. 마리아가 여러대에 걸쳐 살았던 곳이라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마리아는 우리가 생각한는 예수의 어머니가 아니라 막달라 마리아였다. 그리고 이곳은 매년 전세계의 집시들이 모이는 집시축제가 있다. 막달라 마리아의 하녀였던 집시를 기리는 축제가 매년 열린다는 것이다. 이 정도가 되니 도대체 어느 것이 사실인가 하는 궁금증이 증폭되었다.
이후 한국에 있는 동안 ‘장미의 이름으로’라는 영화를 보면서 그 이름과 그 축제에 대한 이해가 조금 되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다빈치코드를 책으로 읽지는 않았지만 영화를 보면서 현실, 사실, 진실들이 혼돈스럽게 펼쳐졌다. 다빈치코드의 내용이 사실이라는 가정을 하면 혼돈은 사라지고 이해는 쉬웠다.
여행을 하다보면 수많은 기독교의 흔적들을 만날 수 있다. 여행 동안 만나게 되는 기독교 흔적들이 주는 의문의 시작은 혼돈스럽다. 그러나 여행을 더 많이 할 수록, 역사에 대한 책들을 더 많이 볼 수록, 기독교의 관점을 벗어날 수록 이해는 더 쉬워진다. 비록 어느 것이 진실인 지 알 수는 없지만 마치 잘못된 퍼즐을 맞추기 하고 있는 지 모르지만 점점 더 이음매들이 맞아들어 더 혼돈스러워진다.
마리아가 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곳 사람들은 지명에 성마리아로 사용한 것인지 아니면 예수 사후, 예수 부인이었던 막달라 마리아가 멀리 벗어나 정착한 곳이 바로 이 곳 셍뜨-마리라는 사실이라는 것인 지 혼돈스럽다. 역사에 대한 진실은 역사가의 몫이다. 그러나 어떠한 역사가도 결정내리지 못할 것이라는 추측이 오히려 사실인 듯 하다. 진실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면 진실은 묻혀야 하지 않는가.
좋은 휴식처, 성-마리아
낮에는 바다와 지중해의 태양을 즐길 수 있고, 저녁에는 지중해의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곳이다. 또한 집시의 고향답게 저녁에는 어디서나 집시음악과 플라멩고를 들을 수 있다. 더욱 편하게 만드는 것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집시들과는 달리 편안하게 음악만 들려줄 뿐 주머니를 노리는 집시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곳 식당들이 특별한 것은 단순히 지중해이기 때문에 지중해에서 나는 생선이나 해산물들로만 요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론강의 최하류에 위치하며, 자연이 보존된 프랑스 최대의 습지에서 나는 여러가지 재료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1940년대 이 지역은 넓은 평지, 풍부한 수원 등으로 최고의 공업단지의 적임지로 거론되었지만 환경이 우선시 되며 아직까지도 광활한 땅이 자연 그대로 보존되고 있다. 여기에는 무수히 많은 특이한 동식물들이 자라고 서식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야생쌀, 야생말, 야생투우소, 플라맹고, 두루미 등을 이곳 저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물에서는 다양한 야생어종들이 힘차게 물살을 가르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것들은 좋은 견학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이 지역에서는 좋은 음식의 재료로도 활용된다. 야생쌀과 최고의 파에야 재료가 되며 민물생선은 육질 좋은 자연산 생선으로 요리가 된다. 또한 검은색 핏빛의 투우쇠고기 스테이크도 먹을 수 있다.
자연의 파괴에 따른 내가 먹는 것에 대한 걱정과 의심이 아니라 이곳은 보존의 댓가로 또 다른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해준 것이다.
파에야 . 굉장히 독특하네요.
볶음밥에 닭다리(닭인지 모르겠지만)와 홍합이 들어가네요.
어떠한 조합일지 궁금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