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인에게는 무의식 중에 잠재하는 음식에 있어서 중요한 세 가지 조화가 있습니다.
‘치즈, 와인, 그리고 빵’입니다.
프랑스인들이 와인을 마실 때는 치즈를 함께하며, 치즈를 먹을 때는 빵과 함께 먹습니다. 이 셋은 발효 음식이라는 공통점과 함께 상호 간 최상의 조화를 이루는 음식으로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처럼 함께 즐깁니다.
이를 음식에서의 ‘성삼위일체, Holy Trinity’라 합니다.
치즈, 와인, 빵, 건강적 측면
와인이 몸에 좋다고 말하지만 와인은 상당한 알코올을 함유하고 있다. 치즈는 위와 장에 막을 형성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와인을 마실 때 치즈를 함께 먹으면 와인의 알코올 흡수를 방해하게 됩니다. 그러나 한편 이러한 치즈의 유리한 역할 이면에 존재하는 ‘지방’을 걱정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때 빵과 함께 한다면 빵은 속에 포함된 섬유소가 치즈의 지방을 흡착하여 배출하는 역할을 합니다.
치즈, 와인, 빵, 미각적 측면
우리가 소주를 마실 때 김치찌개나 삼겹살같은 음식이 당기듯, 와인도 마찬가지로 알코올이 함유되어 있어 지방이나 단백질이 포함된 음식을 당깁니다. 와인을 마실 때 치즈가 잘 어울리는 이유입니다. 풍성한 치즈는 다시금 와인을 끌어 당기고 와인은 치즈를 끌어 당깁니다. 만약 입안이 지방이나 짠맛이 압도했다면 빵이 중화합니다. 이들은 서로가 서로를 끌어 당김으로써 끊임없이 먹고 마실 수 있습니다.
치즈, 와인, 그 편리함
치즈, 와인, 빵의 미덕은 건강적으로나 미각적으로 어울리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여기에 ‘편리함’이란 숨겨진 놀라운 역할이 있습니다. 이들 세 음식은 모두 특별한 준비나 조리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단지 원하고 좋아하는 것만 있다면 먹기만 하면 됩니다. 또한 잘만 어울린다면 더 이상의 미식에서의 즐거움도 찾기 어렵습니다. 이들의 편리성은 피크닉을 할 때 야외에서 조리가 필요치 않는 특별한 즐거움입니다.
치즈, 와인, 빵, 어울리지 않는 이유
치즈, 와인, 빵. 간단하지만, 최고의 기쁨을 주는 어울림입니다. 그러나 이들이 이처럼 잘 어울린다는 것은 모두 전통의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단순하고 명료한 조건이 필요합니다.
요즘 우리나라의 천연발효종이라는 빵들조차 거의 대부분 많은 첨가물이 들어습니다.
와인도 상당 부분 전통이 무시되고 많은 첨가물에 의존해 만드는 것들이 있습니다.
치즈 역시 전통방식이 아니라 공장에서 생산되는 유사 치즈가 우리 주위에 널렸습니다.
이들을 함께 드시고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와 판단은 하지 않길 바랍니다.
0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