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상해의 중국음식
아, 정말로 어려운거 같습니다. 중국 본토에서, 그것도 번창하는 식도락 도시 상해에서 먹는 중국음식은 당연히 맛있으라고 다들 생각하십니다. 하지만, 실제 상해에서 제가 느끼고 사람들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뭐라고 단정하기 힘들지만 전반적으로 수준이 높다고 보기는 힘든거 같습니다.
첫번째 이유는 상해요리이기 때문입니다. 중국요리는 4대요리 8대,12대 등등 여러 갈래로 나누는데 상해요리도 그 갈래 중 하나입니다. 4대까지는 안되고 12대 정도에 들어간다고 할까요. 맛은 전반적으로 달달하다는 느낌입니다. 대표적인 요리로는 유명한 샤오롱빠오 만두 외에 홍샤오로우(돼지삼겹살덩어리를 달자직근한 소스에 찐 요리), 상해털게 등등이 있죠. 그 상해에서의 주 중국요리가 상해요리인데 실제 우리나라 사람들이 맛있다고 느끼는 요리는 산동,광동,대만 요리입니다. 상해요리는 맛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먹은지 1년 되었지만 솔직히 아직 정이 안드네요. 1년 동안 초대받거나 연말회식 등을 대부분 상해요리 음식점에서 했는데 아직 제 입맛에는 아직 많이 달달합니다.
두번째로 가장 큰 이유인거 같은데,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중국도 보면 음식점들을 프랜차이즈화 하려는 경향이 심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우리나라 음식 수준을 낮추고 발전을 저해하는 큰 원인 중 하나가 식당을 프랜차이즈화하는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다가 맛있으니까 입소문이 나고 잘되어서 자연스럽게 추가 점포를 내는 건 정상적이지만, 식당을 개업시 기획단계부터 맛있고 자부심 있는 요리를 만들겠다는 생각보다는 빨리 점포를 확장시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메뉴를 기획하니까 음식의 질이 하향평준화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 상해에서 느낀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중국요리점들이 대규모로 프랜차이즈화되고 그러한 점포들이 오래된 골목에 예전부터 전통적인 요리를 하는 집들을 밀어내다 보니까 점점 오리지널리티가 떨어지고 획일적인 맛을 내는 집들이 많아진다는 느낌입니다. 아마 서민들이 감당하기 힘든 살인적인 물가와 부동산 개발도 한 원인일거라고 생각됩니다. 손님이 와서 저런 큰 음식점에 모시고 가서 먹으면 크고 인테리어도 좋고 해서 좋아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평균 이상의 맛을 내고 있고 워낙 메뉴가 다양하다 보니까. 때문에 중국음식에 조예가 있으시거나 오래 사신 분들 아니면 만족하시고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제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아시겠죠?^^ 정말로 아끼고 혼자 간직하고 싶고, 음식에서 정성과 자부심이 느껴지는 그런 집들은 아직 잘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작고 현지 서민냄새가 물씬 풍기고 맛있는 그런 집들은 몇 군데 추천받기는 했지만, 아직 가보지를 않았기에 나중에 한 1년 후에 다시 보고드리겠습니다.^^
그러나, 면요리는 아직 맛있는 곳들이 곳곳에 있으며 제 느낌엔 오리지널리티도 아직 살아있습니다. 누추하고 비위생적인 환경도 상관 없다고 한다면 상해에는 아직 즐길만 한 면요리점들이 제법 있는거 같습니다. 또, 상해만 놓고 이야기 했지만, 상해 주변 지역에 가면 또 사정이 틀리다고 생각하고 매우 흥미진진한 곳도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한 예로 상해에서 한 200km정도 남쪽에 있는 닝보라는 항구도시가 있습니다. 그 부근이 예전에 장보고가 활동했던 지역이라고 하더라고요. 그 때문인지 그 부근 어느 식당에서 회사분들이 토속음식을 먹었는데 우리나라 음식과 너무 유사해서 깜작 놀랐다고 했었습니다.. 백김치,삼계탕?,나물 등 이런 류의 음식이 한류 영향 받은거와 전혀 상관 없이 그 지역 토속음식이라고 합니다. 이런 것처럼 워낙 넓은 나라이기 때문에 찾아다닌다면 만족할 만한 그리고 의외의 음식들이 분명 많을거라 생각됩니다.
그 외에 상해에서 주로 많이 접할 수 있는 중국요리는 대만,사천,광동/홍콩요리입니다. 대만요리는 상해에 대만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 있는 탓에 수준급의 대만요리점이 많습니다. 대만에서 먹는 대만요리 특징은 담백하고 심심한 간에 있는데 여기서는 수준급의 식당들도 간이 강해지는 경향이 있어서 아쉽습니다. 하지만 상해 면요리 문화에 있어서 대만 면요리들이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대만요리는 대만지역의 특징 있는 요리라고 하기 보다는 국민당 후퇴시 중국 전국 요리사들이 대만으로 가서 전국 각지 맛 있는 요리들이 발전한 느낌입니다. 우리나라 사람 입 맛에 맞는 요리가 많습니다.
훠궈 붐을 타고 상해에서도 매운 사천요리가 대세입니다. 사천 요리는 맵지만 입이 얼얼하게 맵고 각종 향신료를 많이 쓰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 입 맛에 안 맞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해 사람들은 열광적으로 훠궈를 좋아하는 거 같습니다. 여기 사람들은 술 먹고 밤에 2차,3차 하고 출출해지면 새벽에 훠궈를 먹으러 갑니다. 훠궈점은 대부분 프랜차이즈화 되어 있고 4명 정도 먹으면 200~300원 정도 나오고 좀 더 비싼데 가면 400~500원 나옵니다.(재료에 따라 틀림) 그러나, 훠궈음식점 중에 유기농 야채를 쓰고 NO MSG인 곳을 간다면 1인당 200~400원 정도 나옵니다. 훠궈 외 사천성 음식점은 프랜차이즈점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처음 몇 번은 가볼만 하지만, 아직 딱 이거다라는 곳은 못찾았습니다. 조만간 사천성으로 가서 직접 먹어볼 예정입니다^^.
광동요리는 수준급의 식당들이 좀 있습니다. 그 이유는 여기 특급호텔들에 대부분 광동요리식당을 하나씩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 쓰고 있지만 사실 호텔은 상당부분 고려 않고 쓰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아직 거기까지는 진출할 재력이 안되어서 ㅋㅋ. 상해에 웬만한 특급호텔들이 다 들어와있습니다. 페닌슐라, 월도프아스토리아, 페어몬트 등 초럭셔리급뿐만 아니라 메이어트 계열 7개, 리츠칼튼 2개, 하얏트 3개, 샹그릴라 2개 등등 웬만한 체인들은 다들 경쟁적으로 진출하고 있고 거기에 디자이너 호텔들도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호텔들은 특히 미식에 많이 신경을 쓰고 대부분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식당이 광동식당 입니다. 그래서, 호텔 외에도 수준급 광동 음식점들이 있지만 음식의 수준,서비스,안정성을 고려하고 NoMsg를 원하다면 이들 호텔들의 주말 옵션들을 이용하는게 오히려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평일 저녁에 간다는 건 예산 초과 때문에 좀….그 외에도 동북,운남,신장,호남 등등 중국 각지의 요리점들이 다 있기 때문에 부지런하기만 하면 다 찾아먹을수 있습니다.
여기서 어느 중국요리를 먹는데 있어서 맛과 재료 등을 다 떠나서 가장 적응하기 힘든게 화학조미료입니다. 웬만한 수준급 식당을 가더라도 첨가하는 양만 차이 있지 거의 대부분 화학조미료를 사용합니다. 어느 식당을 가면 테이블 위에 소금통처럼 화학조미료가 담긴 통이 있는 것도 보았습니다. 좀 고급을 가면 되도록이면 소량의 적당량을 사용해서 별 티가 안나게 조절하는데 그래도 조금이라도 먹으면 입 안에서 확 티가 나죠.ㅜㅜ 그래서, 저는 적어도 중국음식을 외식할 때 No MSG는 포기했습니다. 제발 소량만 들어가기를 바랄뿐이죠.
또 하나가 “물”입니다. 상해 식수(수도물) 정말 안좋습니다. 여기 있다가 보면 우리나라 수돗물이 정말 그리워지고 높은 수준의 수돗물을 공급받고 있는지 깨닫게 됩니다. 여기 수돗물을 그냥 접시에 몇방울 떨어뜨려서 말려보면 허옇게 됩니다. 음식의 기본요소인 물이 기본적으로 안 좋다 보니까 기본적으로 조리를 하거나 주방에서는 정수시설로 한번 정수한걸 써야 합니다. 그러나 그 정도의 정수시설들을 갖춘 곳들은 어느정도 수준이 되는 식당들입니다. 아니면 그냥 그 물로 조리를 하고, 밥도 짓고 하는거죠. 민감한 분들은 아마 금방 알아차리실겁니다. 그런데 다녀보면 중국음식점들은 호텔 제외하고 웬만한 수준에서는 정수시설을 갖춘 곳이 많지 않습니다. 100~300위안 이상되는 일본이나 서양식당들은 대부분 갗춘거 같고요. 건강엔 어떨지 모르겠지만 물 맛 확실히 차이 납니다.
이상 상해에서의 중국음식 수준에 대해 제 경험과 느낌을 간략하게 적어봤습니다. 그러나 저도 온지 아직 1년이 안되었고 먹어본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아마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다른 의견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 그냥 참고로만 생각해주세요. 사진들은 제가 잘 안 찍고 다니고, 찍어도 대충 인증샷 정도로만 찍기 때문에 별로 올릴게 없어서 안올렸습니다. 그냥 지루해도 글로 상상해주세요. 글구, 추천 음식점 이름들은 너무 디테일한거 같아서 안올렸습니다. 상해 방문하셔서 가고싶으시다면 저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하면 정리해드리겠습니다.^^
다음 글은, 상해의 보석 같은 존재인 일본식당들에 대해 쓰겠습니다. 정말이지, 상해에 제가 정을 붙이게된 계기가 이들 일본 음식점들이고 정말 수준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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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상해에 여행다니는 듯, 살고있는 듯 착각이 생깁니다. 음식 취향이 비슷해서 더욱 그런 듯 합니다. 상해의 음식문화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지만, 그나마 피상적으로 알고있던 것들도 많이 다르네요.
일본과 상해의 일본요리는 어떨지 기대됩니다.
중국에서 제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훠궈를 즐기나 봅니다.
일전 뉴스에 훠궈의 문제를 본 적 있습니다. 인체에 해로운 인공, 화학 재료를 넣지 않으면 맛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많이 사용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실제로 안전의 문제는 없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국내의 훠궈와 맛이 크게 다른지?